정지원 현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새 한국거래소 이사장 유력후보로 떠올랐다. 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가 '정지원·최방길(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대표) 2파전'으로 압축했지만, 결과는 이미 정해졌다는 거다.
11일 거래소 이사후보추천위는 신임 이사장 최종면접 대상자로 정지원 사장과 최방길 전 대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최종면접일은 오는 24일이다. 여기서 뽑힌 최종 후보자 한 명이 주주총회를 거쳐 새 이사장에 오른다.
정지원 사장은 특정정파에 치우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거래소 이사장 선임절차는 '장하성·변양균 파워게임' 논란으로 진통을 겪어왔다. 먼저 유력한 이사장 후보로 거론됐던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장,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낙마한 이유다.
정지원 사장은 거래소 본사를 둔 부산이 고향이다. 업무 역량과는 무관하지만 이런 점도 최종면접에서 유리한 대목으로 꼽힌다.
최방길 전 사장은 하마평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경희대 출신이라는 점을 자주 거론한다. 하지만 이는 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특정대학 파벌 논란이 정권마다 끊이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정지원 사장은 행시 27회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 81학번 가운데 가장 먼저 행시에 합격하기도 했다. 그는 김상조 현 공정거래위원장과 대학 동기다. 정지원 사장은 금융위원회 기획조정관, 금융서비스국장, 상임위원을 거쳐 2015년 12월부터 증권금융 사장을 맡아왔다. 증권금융에서 임기는 아직 1년가량 남았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위상을 떠나 증권금융 사장에 대한 처우가 거래소 이사장보다 좋다"며 "이미 교감을 마쳤기 때문에 자리를 박차고 지원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