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금융상품 중도해지 부담 낮추기가 한창이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상품 가입 중 중도해지하더라도 손실 없이 약정한 이율을 그대로 주거나 중도해지수수료율이 발생하지 않는 상품이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전북은행은 중도해지로 인한 손해를 줄이기 위해 적금 기간을 단축하는 방법을 택했다. 대부분 은행들은 예·적금 상품 기간을 12개월, 24개월, 36개월 단위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은행은 6개월로 설정했다. 단기 고금리 '참 괜찮은 정기예금·적금' 상품 금리는 정기예금 최고 연 1.65%, 정기적금 최고 1.70%가 적용된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조금이라도 높은 이자를 받기 위해 1년제 예금상품에 가입했다가 긴급자금이 필요해 중도해지로 이자 손해를 보는 경우가 있어서 이 같은 상품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신탁상품은 중도해지수수료가 없는 경우가 많다. 농협은행의 상속형 신탁상품 'NH All100플랜 사랑 남김신탁'과 국민은행의 '펫코노미신탁' 및 '상장지수채권(ETN) 신탁 상품' 등이 대표적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탁은 신뢰할 수 있는 금융기관을 통해 일정한 목적에 따라 재산을 관리·처분하도록 하기 위해 재산을 이전시키는 상품"이라며 "상품 성격상 수익 추구나 투자 목적이 아니라면 수수료를 과감하게 받지 않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저축은행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포착되고 있다. OK저축은행은 약정금리 연 1.8%(세전)인 '중도해지OK정기예금'을 출시했다. 가입기간은 36개월이지만 언제든지 필요할 때 해지해도 금리 손실이 없다. 은행의 정기예금 12개월 기본금리가 1.37%, 증권사 CMA금리가 1.15% 수준임을 감안하면 금리는 더 높으면서도 향후 더 높은 금리 상품이 나오면 금리손실 없이 갈아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처럼 은행권에서 중도해지 하더라도 수수료를 감면해주거나 약정이율을 보장해주는 상품을 선보이는 건 최근 중도해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주요 시중은행의 적금 중도 해지율은 2015년 말 42.4%에서 지난해 말 45.3%로 증가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예금이나 적금에 대기성 자금을 넣어뒀다가 보다 나은 금리의 상품이 출시되면 갈아타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은행권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정기 예·적금 상품을 만기 때까지 유지하지 못하면 중도해지수수료가 발생하는 데다 만기 때 받기로 한 이자를 받을 수 없다. 은행들은 고객의 중도 이탈을 막기 위해 중도해지 시 금리를 기본금리의 30~50% 수준으로 적용하고 있다. 실제 은행권의 중도해지이율은 대부분 0.1~0.7% 수준으로 미미하다. 여기에 중도해지수수료와 세금 등을 제하고 나면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예·적금 금리를 아무리 높여도 제2금융권보다 높을 순 없다"며 "따라서 패널티 성격으로 적용했던 중도해지에 대한 수수료와 이율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고객들을 유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