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충남소방본부에 근무 중이던 여성 A구급대원은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환자 B씨는 119구급차로 이동하던 중 "어디가 아프냐"고 묻는 A대원에게 성적 모욕감을 주는 폭언과 함께 폭력을 행사했다. 이 일로 A대원은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소방서 특별사법경찰관은 119구급차 폐쇄회로(CC)TV에 녹화된 폭행영상을 증거로 피의자를 소방기본법 위반(소방활동방해) 혐의로 입건한 뒤 법원으로부터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구속 송치했다. B씨는 현재 교도소에 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다.
소방청이 119 신고자 중 상습 주취나 구급대원 폭행 경력자의 이력을 관리한다. 또 구급차 3인 탑승을 단계적으로 확대시킨다. 소방청은 이런 내용으로 '현장활동 구급대원 폭행 근절대책'을 추진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이때 출동 대원은 신고자나 환자가 술에 취해 있는 상황을 마주하거나 상해, 자해, 자살소동, 범죄의심 등 각종 위험 상황과 우발적 폭력에 항상 노출된다. 연도별 구급대원 폭행 건수는 2014년 131건, 2015년 198건, 2016년 199건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번 대책에 따라 119상황실에서는 신고자가 주취 상태거나 상해 등 범죄의심이 있는 때는 반드시 경찰에 통보, 구급대와 경찰이 동시에 출동하도록 했다.
또 현장에서의 폭행방지 대응 매뉴얼을 제정·운영 중이다. 모든 119구급차(1357대)에 CCTV를 갖추고 구급대원들이 선호하는 형식의 도구(헬멧부착·안경형)에 장착할 수 있는 캠을 보급하는 등 채증 장비도 보강했다.
구급대원 단독 폭행사고는 소방특별사법경찰관이 직접 수사토록 지방경찰청과 협조한다. 폭행피해를 당한 구급대원에 대해서는 진단서 발급비용 지원, 공무상 요양, PTSD(외상후 스트레스) 상담 및 치료를 받도록 했다.
윤상기 119구급과장은 "매년 늘어나던 구급대원 폭행이 지난 7월 말까지 전년 동기와 비교해 9.7% 감소하는 성과가 있었다"며 "하지만 구급대원 폭행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처벌보다 국민 모두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