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점에 '거의 공짜' 상담 해주라는 이통사

2017-10-11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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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임이슬 기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 휴대폰 대리점에서 고객들에게 해지‧기기변경‧일시정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지급하는 업무 수수료가 20년간 1000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를 통해 확보한 한 이통사의 업무처리 수수료 일람표에 따르면 자점가입자를 대상으로 처리한 업무에 대해 대리점이 받을 수 있는 수수료는 1000원을 넘지 않는다. 구체적으로 대리점은 해당 대리점에서 가입한 고객이 이통사와의 계약을 해지했을 때 500원, 기기변경시 200원, 일시정지시 200원, 명의변경시 400원, 요금수납시 1000원을 받을 수 있다.
타점가입자에 대한 업무 수수료는 조금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기기변경 수수료 2000원과 명의변경 수수료 4000원을 제외한 다른 업무의 수수료는 최대 1200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KMDA 측은 “해당 이통사 이외의 다른 이통사들이 지급하는 업무 수수료 역시 대동소이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수수료는 대리점이 이통사 가입고객에게 해지‧상품변경‧기기변경‧번호변경‧일시정지‧요금수납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통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다. 문제는 이 수수료가 처음 책정된 20년 전과 비교해 거의 달라진 바 없다는 것이다.

20년 전인 1997년과 비교했을 때, 물가는 146.7% 가량 상승했고 같은 기간 임금상승률은 61.9%에 달한다. 또한 지난 1997년 1400원이던 최저임금은 2017년 6470원으로, 단순액수만 놓고 보면 약 4.6배 올랐다.

이 기간 동안 이통3사의 성장 역시 눈부셨다. SK텔레콤의 매출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1999년 4조2848억원에서 지난해 17조918억원으로 약 네 배 상승했고, KT의 매출은 같은 기간 11조7556억원에서 22조7436억원으로 올랐다. 1999년 1조4384억원이었던 LG유플러스의 매출은 지난해 11조4510억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1999년 2886억원에서 지난해 1조5357억원으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KT는 7371억원에서 1조 4400억원까지 올랐다. 1999년 1071억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LG유플러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465억원이었다.

이통유통업계 관계자는 “처음 수수료가 책정된 시점이 20년 즈음 전인데 지금과 크게 변화가 없다”며 “물가, 최저임금 상승분을 고려하면 너무한 것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특히 이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때 대리점의 본 업무인 휴대폰 판매 및 권매에 집중할 수 없다는 점도 대리점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서비스를 완료하기 위해서는 최소 10분에서 30분이 필요한데, 이 시간 동안은 본 업무를 볼 수 없지만 얻을 수 있는 수익은 1000원 남짓에 불과한 것이다.

한 관계자는 “이런 업무들을 처리하는 동안에는 본 업무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며 “게다가 서비스에 대한 평가까지 받아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통사 관계자는 “대리점은 업무 처리 수수료 외에 판매수수료, 관리 수수료 등을 받으며 업무 처리 수수료는 주 수입원이 아니다”라며 “이통사의 업무 처리 수수료는 명의변경‧해지 등의 업무 처리 시 지급하는 수수료로 처리 시간과 업무 난이도를 고려해 책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무 처리 수수료의 악용 가능성도 있어 무조건 높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유심변경에 대한 수수료가 새로 생기는 등 지난 20년간 수수료 변동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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