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녹십자와 마찬가지로 매출 1조원대 ‘비결’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이 공동판매 중인 미국제약사 길리어드의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에 대한 물질특허가 내달 중 만료된다.
대형 특허의약품은 제네릭의약품(복제약) 중심인 국내 제약사에게 매출 활로가 될 수 있다. 대형 품목이니만큼 시장 중에 일부만 차지하더라도 적잖은 매출 확보가 가능하다. 때문에 다수 제약사들이 물질특허만료 시기에 맞춰 제네릭의약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제네릭의약품의 장점은 가격이 비교적 낮아 환자부담이 적다는 데 있다. 몇몇 치료제 시장에서 오리지널 특허의약품이 값싼 제네릭의약품에 밀리는 경우도 적잖은 이유다. 유한양행도 내달 특허만료 이후부터는 낮은 가격에 출시되는 제네릭의약품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B형간염 치료제 시장에서 제네릭의약품 시장성과 성공 가능성에는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앞서 유한양행과 같은 처지에 놓였었던 녹십자를 통해 이미 낮은 시장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녹십자는 2015년 9월 계약 체결 후 현재까지 미국 제약사 BMS B형간염 치료제 ‘바라크루드’를 공동판매하고 있다. 바라크루드는 녹십자가 공동판매를 시작한 직후인 2015년 10월에 특허가 만료되면서 수많은 제네릭의약품과의 경쟁에 직면했다.
바라크루드도 2014년 연간 매출액이 1800억원에 다다를 정도로 대형품목이었던 만큼, 녹십자 매출규모에 미치는 영향은 컸다. 낮은 가격을 앞세운 제네릭의약품과의 경쟁에서 밀릴 경우 녹십자는 매출규모 확대가 어려운 실정이었다.
그러나 시장에 큰 변화는 없었다. 출시된 바라크루드 제네릭 제품은 연 매출이 적게는 10억원 이하, 많게는 50억원 안팎에 그쳤다. 약제내성이라는 위험요소를 안고 있어 오리지널 특허의약품에 대한 의료진 선호도가 높은 것이 작용했다.
제네릭 부진 속에 바라크루드는 특허만료 후에 현재까지도 처방량 유지와 함께 900억원대 대형품목 입지를 고수하고 있다. 녹십자 역시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1조원대 매출 돌파에 성공했다.
비리어드도 이와 다르지 않다. 더욱이 제네릭 제품이 비리어드 염 특허를 피해서 출시되기 때문에 제네릭 출시 후 적용되는 약가인하도 없다. 사실상 특허만료 이후에도 이전 매출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가능한 셈이다. 이렇게 되면 유한양행은 올해 1조5000억원 매출이라는 고지에도 한 발짝 가까이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