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두살의 재일(在日) 사업가 신격호는 1965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1948년 일본 도쿄에서 롯데홀딩스의 전신인 껌 회사 ㈜롯데를 창업한지 17년 만에 그리운 고국 땅을 다시 밟은 것이다.
귀국 당일 수행원 둘이 마중했지만, 넥타이와 정장에 싱글코트까지 갖춰입은 그는 낡은 서류가방을 직접 들고 걸어들어와 비즈니스맨다운 면모를 뽐냈다. 2017년 8월 그의 아들 신동빈 회장의 롯데월드타워 신사옥 출근길 모습과 꼭 닮아 있다.
1979년에는 소공동 롯데백화점을 열며 유통업 진출에 나섰다. 이후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롯데는 국내 재계 서열 5위로 성장했다. 특히 올해 4월엔 신 명예회장의 국내 최고 마천루의 꿈인 123층 롯데월드타워가 공식 개장해 창립 50주년 의미를 더했다.
롯데는 이처럼 신 총괄회장이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한 이후 유통, 관광, 화학, 금융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온 롯데의 역사를 자세히 담은 ‘롯데 50년사’를 10일 첫 발간했다.
역사집과 화보집 총 2권이 한 세트로, 550페이지 분량의 역사집에는 신 총괄회장의 창업정신과 신동빈 회장의 경영철학, 시대순으로 서술된 그룹의 역사, 사업부문별 현황 및 각종 지표 등이 담겼다. 화보집에서는 1965년 모국 투자의 꿈을 안고 김포공항에 첫발을 내딛은 신 총괄회장 사진, 롯데월드타워 완공까지의 잠실 부지 변화상 등 롯데의 성장사와 우리나라 발전상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신 회장은 발간사를 통해 “롯데50년사는 롯데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기업정신과 이를 바탕으로 발전해온 성장과정, 그리고 미래가치를 담았다”며 “올해는 뉴 롯데를 여는 전환점으로 지속가능한 생애주기별 가치 창조자(Lifetime Value Creator)가 돼 미래를 향해 당당히 나아가자”고 밝혔다.
롯데는 롯데50년사를 계열사 임직원과 주요 도서관·공공기관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