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 '최다'로 늘어났던 30대 국내 그룹의 중국 현지법인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북핵 사태 등으로 인해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파악됐다.
30대 그룹은 미국과 동남아, 일본, 유럽 등에도 최근 2∼3년 새 현지법인을 대폭 늘려왔지만, 롯데 등 일부 그룹들이 도미노 철수하면서 중국 현지법인 수는 줄어드는 모양새다.
8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규모 상위 30대 그룹의 중국 현지법인 수는 작년 말 기준 735개사로 역대 최다로 집계됐다.
그룹별 중국 현지법인을 보면 작년에 삼성과 현대자동차, LG, 농협, CJ, 현대백화점, OCI, 영풍 등 8곳은 전년보다 늘어난 반면 SK와 포스코, GS, 두산, 한진, LS, 금호아시아나, 미래에셋, 효성, 하림 등 10곳은 줄어들었다.
롯데그룹 중국법인은 2013년 81개사에서 2014년 84개사로 늘었으나 2015년 2개사가 줄어들어 작년까지 82개사를 유지했다. 현대중공업과 신세계, KT, 대림, 대우조선해양, KT&G, 한국투자금융의 중국법인도 전년과 같았다.
특히 올해 롯데그룹과 신세계가 중국시장에서 상당 부분 사업을 철수할 예정이며 다른 그룹들도 사업 축소 움직임을 보여서 30대그룹의 중국 현지법인 수가 처음으로 감소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중국 리스크를 겪은 기업들이 동남아 국가로 눈을 돌리면서 베트남과 홍콩,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현지법인은 되려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은 현지법인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해 2013년 98개사에서 2014년 105개사, 2015년 122개사, 2016년 140개사 등으로 증가해 중국, 미국 다음으로 현지법인 수가 많은 국가에 올랐다.
홍콩과 인도네시아도 2013년 이후 매년 10개 안팎씩 늘어나 작년 말 각각 137개사, 118개사에 달했고 싱가포르 현지법인은 작년 말 99개사로 올해 처음으로 100개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30대 그룹 해외 현지법인 수는 2013년 2650개사에서 2015년 3053개사로 늘어났으며, 작년 말 3332개사로 역시 최다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