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중앙정부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내주 초 독립 선언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스페인 내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의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그동안 스페인에서의 분리·독립을 추진해온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조만간 자치의회를 소집한 뒤 분리·독립 투표 결과에 대한 승인 절차를 거칠 전망이다.
스페인 중앙정부와 카탈루냐의 갈등이 극단적으로 치닫자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도 중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프란스 티메르만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유럽의회에 출석해 "스페인의 헌법 질서 안에서 이번 사태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면서 "서로 대화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도 전날인 4일 밤 TV 연설을 통해 "각계에서 중재를 요구하는 가운데 우리는 중재 절차를 시작할 준비가 됐다"며 스페인 정부와의 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스페인 정부는 독립 투표의 불법성을 강조하면서 투표 주도자들에 대한 사법처리 등 대응 수위를 높인다는 방침이어서 양측의 갈등이 봉합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도 성명을 통해 "정부는 불법적인 상황에 대해 어떠한 협상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카탈루냐의 독립을 계기로 국경폐쇄와 이민자 문제 등이 스페인의 위기로 떠오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최근 보도를 통해 "카탈루냐는 바르셀로나와 같은 세계적인 도시와 항구,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스페인에서 가장 부유하고 번성한 지역"이라며 "특유의 응집력을 바탕으로 카탈루냐가 독립을 선언할 경우 국경폐쇄의 영향으로 스페인이 다시 한 번 채무 위기를 맞을 수 있고 이민자 문제가 속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