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의 실적악화를 책임지고 용퇴하게 되면서 그룹 재건을 위해 내실강화에 집중한다.
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로 여겨졌던 금호타이어가 3년 만에 다시 구조조정 수순을 밟게된 가운데 박 회장은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책임을 통감했다.
박 회장은 27일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를 위해)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최선을 다해 돕는 게 도리”라며 “금호타이어가 잘 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 회장은 “채권단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으며 지난 25일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을 직접 만나 경영권과 우선매수권을 모두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금호산업이 소유하고 있는 '금호' 상표권도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 과정에서 방해가 되지 않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산업은행은 지난 26일 박 회장의 경영권 포기를 공식 발표했고, 채권단은 자율협약 형태의 구조조정 작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경영권 포기와 관련, “회사를 살리는 최선의 방법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내가 먼저 (경영권 포기를) 제안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경영권 포기와 별개로 우선매수권도 내놓은 배경으로 금호타이어의 실적 악화를 꼽으며 이에 대한 책임감을 토로했다. 그는 “직원들에게 참 미안하다”며 “실적이 나쁜 것에 대한 책임감으로 포기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가 조기 정상화돼 지역경제 안정과 일자리 유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기업으로 발전될 수 있도록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금호타이어가 잘 돼야 직원들도 잘 될 수 있다”며 “저력이 있는 회사니깐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박 회장에게 큰 의미가 있다. 부친인 고(故)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가 1960년 직접 설립(옛 삼양타이어)한 회사이며 1967년 연세대 졸업 이후 22세 ‘청년 박삼구’가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회사다. 박 회장은 선친이 피땀으로 일군 금호타이어를 국내 2위, 세계 13위의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다.
특히 올해는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에 입사한지 50년,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지 15년 되는 의미 있는 해라 다시 구조조정 수순에 돌입한 금호타이어가 더욱 아픈 손가락으로 느껴지는 모습이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의 경영이 정상화 된 뒤 재인수와 관련해서는 “그룹이 잘되면”이라며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이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재무 건전성도 확보한 다음에 인수 능력이 갖춰지면 재도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