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얼룩진 금감원, 외부 수혈로 '물갈이' 나서나

[사진=연합뉴스 제공]

잇단 채용비리로 금융감독원이 풍전등화 위기에 처했다. 최흥식 금감원 원장이 취임 직후부터 '쇄신'을 거듭 강조해 온 만큼 대대적인 임원진 물갈이를 통해 쇄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태종 수석부원장 이하 금감원 임원(부원장, 부원장보) 13명 전원은 사의를 표한 상태로 이들 가운데 자리를 보전할 수 있는 인물은 많지 않으리라는 게 중론이다.

2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흥식 금감원장은 현직 임원 12명의 후임자 인선을 금융위원회와 협의 중이다. 부원장 자리는 금융위원회가, 부원장보 자리에 대한 인사결정권은 금감원장이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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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채용비리에 금감원 임원이 연루되면서 조직 쇄신의 첫 방아쇠는 임원진 물갈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취임 직후부터 '청렴'을 강조해온 최 원장이 '쇄신'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을 뿐 아니라 국감을 앞두고 있는 만큼 금융권 안팎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일괄 사표를 낸 임원 가운데 김수일 전 부원장의 사표만 수리된 상황으로 김 전 부원장은 변호사 특혜 채용에 관여한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 받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잇단 채용비리로 금감원 안팎에서 조직 쇄신에 대한 요구가 빗발치는 상황에서 기존 임원진을 그대로 끌고 가는 것은 최 원장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이 대대적인 외부 수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 원장이 취임 직후 외부 인사로 구성된 '금융감독 검사·제재 프로세스 혁신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었을 뿐만 아니라 신설을 앞둔 '금융사 권익보호관'에도 외부임사를 임명키로 한 점에 비춰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쇄신의 물꼬를 트려는 의중을 읽을 수 있다. 

더군다나 채용비리에 임원진들이 대거 연루되면서 외부 인사 영입을 반대할 명분도 사라졌다. 지난 2008년 금감원은 부원장 인사에서 외부전문가 1명을 영입하고 부원장보 인사에서는 기존 부원장보 4명을 퇴임시키고 외부 전문가 3명을 영입하는 등 파격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었다.

당시 직원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자 김종창 전 원장은 사내게시판에 "연초 감독체계 개편 이후 금감원의 변혁을 촉구하고 기대하는 외부의 요구 및 질타가 계속 이어졌으며 이 가운데 외부 수혈의 필요성이 가장 강력하게 제기됐다"는 공개 서신을 올리기도 했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조직 개편이 이뤄지거나 할 때 외부 인사를 상당히 많이 영입하곤 했었다"며 "외부 인물 비중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외부 인사 영입이 아주 드문 경우는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