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림이 KLPGA 투어 시즌 3승을 위한 상쾌한 첫 발을 내딛었다.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7타를 쳤다. 일찌감치 공동선두 그룹에 이름을 올린 김해림은 2라운드 준비에 들어갔다.
김해림은 지난 3월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5월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대세’ 대열에 합류했다. 하지만 최근 3개 대회에서는 부진했다. 지난달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에서는 컷 탈락의 수모도 겪었다. 또 역대 최대 규모의 상금이 걸렸던 메이저 대회 한화 클래식에서도 50위권 밖으로 밀렸다.
김해림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마음을 고쳐먹기로 했다. 그동안 성적 부진 이유를 심리적인 부분에서 찾았기 때문. 김해림은 이날 경기 후 “하반기에 큰 대회가 많아 1등을 하고 싶은 욕망 때문에 욕심을 많이 부렸던 것 같다”며 “충분히 보기를 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화가 많이 났다. 분노조절 장애가 있는 것처럼 경기 내내 화를 내고 있더라”고 자책했다.
늘 옆에서 지켜보던 롯데 골프단 지유진 코치의 조언도 큰 도움이 됐다. 김해림은 “내가 생각하기에도 화를 못 참는 것을 느꼈는데, 코치님이 내가 보기를 한 번 하면 얼굴이 빨개지는 것을 보더니 스테이시 루이스 같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마음을 다잡고 보기가 나와도 웃으면서 재미있게 치자는 마음을 갖고 쳤다”고 털어놨다.
이날 김해림이 옥에 티였던 보기 1개를 범하고도 화를 누르고 안정적으로 첫날을 마감할 수 있었던 비결은 결국 긍정적인 마인드였다. 김해림은 “국내 대회 3승에 욕심이 컸는데, 올해 목표가 상금 7억원이었니까 이 정도면 이룰 것은 다 이룬 것 같다. 남은 대회는 즐거운 마음으로 치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해림은 이 대회 전까지 5억3531만원을 벌어 상금 부문 4위에 올라 있다. 또 지난 7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사만사 타바사 레이디스 토너먼트에서 우승을 차지해 1080만 엔(약 1억1000만원)을 챙겼다.
김해림은 “오랜 만에 선두권에 올라왔다. 기회가 찾아왔으니깐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남은 3라운드에서 내 플레이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특히 퍼팅을 잘하는 선수가 마지막 챔피언에 오를 것 같다”면서 “실용적인 자동차가 걸린 12번홀에서 홀인원을 하고 싶다”고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