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의 인적 청산 작업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점차 고조되는 분위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서청원·최경환 의원에 대한 혁신위원회의 자진탈당 권유에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집단행동' 등 일부에선 강경한 목소리도 나온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판결 전후인 10월 중순께가 곧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그분들한테 묶여서 같이 도매금으로 좌절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혁신위의 결정이 '보여주기식 꼼수'라는 지적에 그는 "친박계가 무슨 이념이 있느냐. 국회의원 한 번 하기 위해 박근혜 치맛자락 잡은 집단이지 이념으로 뭉친 집단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국정 실패에 책임이 있는 사람에게 정치적 책임을 물어 나가라고 하는 것은 꼼수가 아니고 큰 수"라고 반박했다.
박 전 대통령의 색을 지우고 본격적인 '신(新) 보수정당'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하려는 홍 대표의 이 같은 움직임은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서다.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는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보수 세력의 결집이 절실한데, 이를 위해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해야 하고 그 사전작업으로서 인적 청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바른정당은 지난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막으려는 친박계 인사들에게 반기를 들고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을 탈당한 인사들이 모여 만든 당이다. 홍 대표의 복안은 바른정당과 손을 잡고 '보수대통합'을 이룬 후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25%라는 안정적 지지율을 만드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친박계의 핵심 인물인 두 의원은 이 과정에서 장애물이 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는 데 있다. 당장 자진탈당 대상자로 지목된 서 의원과 최 의원은 전날 의원회관에서 만나 대응방향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강경한 의원들 사이에서는 집단 탈당 등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홍 대표는 전날 혁신위의 결정과 관련, 박 전 대통령의 1심 판결인 10월 17일 전후로 본격적인 논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친박계는 물밑작업을 통해 혁신위의 인적 청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만들기에 돌입할 전망이다.
당규상, 자진탈당을 권유받은 인사들이 통보를 받고 10일 이내에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당 윤리위는 지체 없이 제명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 제명의 경우 당원은 최고위원회의 의결로, 현역 의원의 경우 의원총회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확정된다. 친박계 의원들은 이 의총을 최대한 막는다는 입장이며, 열린다 하더라도 해당 안건의 부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