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이 돌풍을 일으키고는 있지만, 정작 중금리대출 시장 창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것이다.
13일 은행연합회 은행별 가계대출금리 비교공시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8월 일반신용대출 평균 대출금리는 5.59%다.
신용등급별로 살펴보면 1~2등급은 3.61%, 3~4등급은 5.66%, 5~6등급은 7.04%, 7~8등급은 8.89%다. 문제는 신용등급 4~7등급에 해당하는 중신용자들에게 케이뱅크 신용대출 금리가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점이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금리는 저렴한 편이지만 신용대출이 고신용자에 집중되기는 마찬가지다.
연체를 하지 않을 만한 중·저신용자를 골라내기 위해서는 기존 은행권과는 차별화된 신용평가시스템(CSS)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이 사용하는 NICE평가정보나 KCB 등 개인신용정보조회회사(CB)의 정보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시중은행에서 외면받아왔던 중신용자들을 새롭게 찾아내기 힘든 구조인 셈이다.
이같은 모습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출범 이후 한 달 간의 대출 실적을 보면 고신용자의 대출 건수가 전체의 66.7%를 차지하고 있으며 금액 기준으로는 89.3%다.
이는 자체 CSS를 보유한 P2P업체의 행보와 대조적이다. P2P업계 신용대출 1위인 렌딧은 자체 CSS와 자동 알고리즘을 토대로 대출을 내준다. 전체 대출자 중 중·저신용자 비중은 51%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자 금융당국에서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금감원은 카카오뱅크 대출이 고신용자에 집중돼 있다고 판단, 상시 모니터링 및 경영진 면담 등을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의 본래 역할인 4~7등급 중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릴 것을 주문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도입 배경 중 하나가 중금리대출 시장 확대였는데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그 역할을 외면하고 있다"면서 "중금리대출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자체 신용평가모델을 개발하는 방식 등으로 중·저신용자 포용에 힘써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