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 10일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수용을 강하게 시사했다. 유 의원은 이날 ‘죽음의 계곡’ 등의 단어를 써가면서 당 재건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금품수수 의혹에 휩싸인 이혜훈 전 대표가 지난 7일 대표직에서 사퇴한 이후 바른정당 지도부는 공백 상태다. 당 내부에서 ‘유승민 비대위’, ‘김무성 비대위’ 등이 대안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유 의원이 이날 비대위원장 수락 의사를 피력, 위기의 바른정당호(號)를 구할지 주목된다.
이어 “여기서 퇴보하면 우리는 죽는다”며 “여기서 전진하면 우리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사퇴 이후 ‘자강론’과 ‘통합론’이 강하게 맞붙은 상황에서 당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유 의원이 “아무리 힘들어도 뒷걸음쳐서야 되겠느냐”며 “허허벌판에 나와 지도에도 없는 길을 개척해보자고 했던 우리가 편하게 죽는 길로 돌아갈 수는 없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현실의 진흙탕 정치 속에서 우리가 꿈꾸던 개혁보수의 길을 가려면 초인적인 의지가 있어야 한다”며 “당장 선거만 생각해 우리의 다짐과 가치를 헌신짝처럼 내팽개친다면 국민의 마음을 얻기는커녕 우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안보와 민생의 야당 대표로서 막중한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사려 깊지 못한 불찰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자진 사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