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 인도, 브라질, 남아공으로 구성된 브릭스(BRICs) 정상회의가 5일 '샤먼 선언'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의 폐막식에 참석한 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브릭스 국가들이 중요 국제현안에서 협력을 심화하고 글로벌 경제구조의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다자간 무역협상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파리 기후변화 협약도 저항에 직면해 있다"면서 미국을 겨냥했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브릭스 정상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체제 안전에 대한 확신을 가지지 않는 한 핵프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이미 한계선에 도달했다"며 "우리가 아무리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해도 북한의 노선은 바뀌지 않을 것이며 대신 수백만 명 북한 주민들의 고통만 훨씬 더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북한이 안전하다고 느끼지 않는 한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를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채택된 71개 항목의 샤먼 선언은 북한 규탄 외에도 브릭스 신개발은행(NDB)과 긴급비축합의 (CRA·Contingent Reserve Arrangement) 설립과 '브릭스 국가 경제동반자 전략' 제정 등을 확인했다. 하지만 샤먼 선언에는 중국이 공을 들여 추진했던 브릭스 플러스(+) 협력모델은 간단히 한 구절만 들어가는 것에 그쳤다. 회원국들은 브릭스 체제의 확대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이집트 등 개도국과의 확대 정상회의에서 남남협력에 5억 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흥경제국과 개도국이 브릭스 체제와 개도국 모임 77그룹(G-77) 등 메커니즘을 잘 활용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측은 시 주석이 이번 회의를 통해 새로운 국제질서 모델을 제시한 세계 지도자로서 면모를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내달 18일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19대)를 앞두고 시 주석의 집권 1기 성과와 위상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