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장관은 지난 4일 국방부 긴급 현안보고에서 전술핵 재배치를 '대안 중 하나'로 언급했다.
송 장관은 전술핵 재배치 문제에 대해 "정부 정책과 다르지만, 북핵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 중 하나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뒤이어 송 장관은 "전술핵 재배치를 검토한다는 게 맞냐"는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확인성 질문에 "그것(전술핵 재배치)까지 포함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송 장관의 발언은) 북한의 6차 핵실험 등 심대한 핵·미사일 위협 상황에서 군사적 차원의 모든 가용 옵션을 검토해 현실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일관된 정부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모든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뿐만 아니다. 송 장관은 김학용 한국당 의원이 "장관은 한반도를 비핵화 지대라고 보느냐"고 묻자 "비핵화 지대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여당이 전술핵 재배치 반대의 주요 논거로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꼽았던 것과 배치되는 시각이다.
그간 정부여당은 한반도가 '비핵화' 상황이라는 걸 전제, 한반도에 전술핵을 들여오는 순간 '비핵화 선언'을 우리가 먼저 파기하는 셈이어서 북한에 핵 포기를 요구할 명분이 사라진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송 장관의 문제 발언은 계속됐다.
송 장관은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경량화 능력을 500㎏ 이하로 (성공)한 것으로 봐도 되느냐"는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우리도 그렇게 추정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송 장관은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경량화 능력을 500㎏ 이하로 (성공)한 것으로 봐도 되느냐"는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우리도 그렇게 추정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4일 오후 7시께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국방부장관은 공개된 핵탄두가 모형인지 실물인지 확인이 안 되었으며, 만약 실물이라면 크기로만 볼 때 ICBM에 탑재가 가능할 것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 대변인도 5일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분석 중에 있다. 정보당국의 판단이 필요한 만큼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제한된다"고 뒤늦게 수습했다.
문 대변인도 5일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에 대해서는 한·미 정보당국이 분석 중에 있다. 정보당국의 판단이 필요한 만큼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제한된다"고 뒤늦게 수습했다.
송 장관의 '오락가락'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31일에도 송 장관은 사드 잔여 발사대 '임시 배치'의 개념을 두고 오락가락해 의원들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당시 국회 국방위원들이 긴급현안보고에서 사드 부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결과가 부적합으로 나오면 배치를 철회할 수 있느냐고 질문하자, 송 장관은 "국민들이 불안하다고 하면 재고할 수도 있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답했다.
환경영향평가 결과에 따라 배치 철회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졌지만, 곧 이어 정반대로 바뀌었다.
의원들이 '임시 배치'의 개념을 묻자, 송 장관은 "사드 배치 철회를 전제하는 건 아니다"라며 "환경영향평가 결과, 다른 위치가 낫다면 바꿀 수도 있다"고 답했다.
급기야 김영우 국방위원장이 송 장관의 답변이 국회 속기록에 남는다며 발언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안보상황이 위중한데도 국회만 가면 오락가락하는 송 장관의 발언 탓에 군에 대한 신뢰가 위태위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