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진은 3일 강원도 춘천 제이드팰리스 골프클럽(파72·6673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 클래식(총상금 14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한 최혜진은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자 김인경(29)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동 5위로 프로 데뷔전을 마감했다. 대회를 앞두고 빡빡한 스케줄로 제대로 연습조차 못한 최혜진은 프로 데뷔전이라는 부담감을 이겨내며 ‘톱5’의 뛰어난 성적표를 제출했다.
최혜진은 1~3라운드 성적이 좋지 않았다. 이번 대회이 까다로운 코스를 공략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3라운드까지 공동 43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마지막 날 최혜진의 진가가 드러났다.
첫 홀인 10번홀(파4)에서 공격적으로 친 드라이버 티샷이 그린 바로 옆에 떨어졌고, 칩샷으로 이글을 잡아냈다. 이어 전반에만 버디 3개를 추가해 5타를 줄인 최혜진은 후반 2번홀(파4)에서 보기로 1타를 잃었지만, 4번홀(파5)에서 버디로 만회한 뒤 마지막 8번홀(파4)과 9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낚아 깔끔하게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날 최혜진이 기록한 7언더파는 전날 3라운드에서 오지현(21)과 제시카 코다(미국)가 적어낸 7언더파와 함께 코스레코드로 기록됐다.
최혜진은 지난 7월 US여자오픈에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해 준우승을 차지하며 세계 골프계를 놀라게 했고, 올해 KLPGA 투어에서도 아마추어 신분으로 2승을 거두며 ‘프로 잡는 아마’로 명성을 떨쳤다. 지난달 24일 프로로 전향한 최혜진은 프로 데뷔전인 이번 대회에서도 최종 라운드 몰아치기에 성공해 ‘프로 언니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프로 데뷔전을 마친 최혜진은 “3라운드까지 샷도 좋지 않고 특히 퍼트가 잘 되지 않았는데, 오늘은 퍼트가 잘 되면서 샷도 리듬을 타 전체적으로 잘 풀린 하루였다”며 “많은 분들이 응원도 많이 와주시고 정신이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만족한다. 오늘만 놓고 보면 만점도 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85점 정도 주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최혜진은 “이번 대회에서도 공격적으로 치려고 했지만, 샷이 잘 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어려운 코스에서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때 다른 선수들은 세이브 능력이 뛰어났지만 나는 그런 것이 부족했다. 이런 점을 보완하면 더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올해 빼어난 성적에도 아마추어 신분 탓에 규정상 약 10억원의 상금을 받지 못했던 최혜진은 이번 대회에서 프로 데뷔 첫 상금으로 4090만원을 벌었다. 생애 첫 프로 대회 상금을 받은 최혜진은 “이번 대회에서 몇 등을 하면 상금이 얼마인지도 모른다. 그런 것에 익숙하지 않아 돈을 벌어서 뭘 하겠다는 생각은 아직 없다”며 “오늘은 일단 집에 가서 쉬고 부모님과 오빠 선물은 내일 백화점에 가서 골라봐야겠다”고 수줍게 웃었다.
프로 데뷔전에 대한 부담을 털어낸 최혜진은 오는 14일 프랑스에서 개막하는 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8일 출국 예정인 최혜진은 “처음 출전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잘 된다면 톱10에 들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