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中 오포·비보 스마트폰, 인도 매출 30% 급감

2017-08-2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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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 전시장에서 관계자가 R9S를 들어보이고 있다.<저작권자 ⓒ 1980-2017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 불똥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인 오포와 비보에 튀었다. 분쟁이 일어나는 두달 여간 세계 3대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 내 매출이 추락한 것이다.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국의 국경분쟁은 일단락됐지만, 여론까지 해소된 것은 아닌만큼 오포와 비보의 매출에도 상당 기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 "중국산 불매" 목소리에 오포·비보 매출 타격

29일 인도 현지매체 이코노믹타임즈에 따르면 7월과 8월 오포와 비보의 인도 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30%나 급감했다. 이는 인도 내 중국 제품에 대한 반감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오포와 비보는 인도 현지에서 일하던 중국인 근로자 400명도 귀국시켰다.

분쟁 이전만 해도 오포와 비보는 인도에서 잘나가는 스마트폰 제조사였다. 자국 내수 시장이 포화하자 인도로 판로를 개척한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 발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기준 1, 2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와 샤오미에 이어 비보와 오포가 각각 3, 4위에 올랐다.

이 기간 비보는 인도에서 스마트폰 330만대를 출하해 지난해 70만대에서 4배 이상으로 출하량이 늘었다. 오포도 230만대를 출하했다. 오포와 비보, 샤오미, 레노버 등 중국 제조사들의 점유율을 합하면 전체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절반을 넘는다.

그러다 6월 중순부터 시작된 국경분쟁으로 인도 내에서 반(反)중국 감정이 거세졌고, 이는 불매 운동으로 번졌다. 중국 상품과 시진핑 주석의 초상을 불태우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인도 독립기념일인 지난 15일에는 중국산 제품을 사지 말고 쓰지 말자는 거리 시위도 인도 전역에서 발생했다. 

◆중국산 제품, 인도서 신뢰회복될까 

인도 당국 역시 중국 제조사들에 제재를 가했다. 앞서 17일 인도 정보통신부는 오포, 비보, 샤오미, 레노버, 지오니 등에 스마트폰 이용자 정보 저장과 전송 방법, 보안 유지 방법 등에 관한 자료를 이달 말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스마트폰에 사전 탑재된 앱을 통해 인도 고객 정보가 유출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법률 위반이 드러나면 벌금과 손해배상 조치가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통신부는 중국 제조사 뿐 아니라 삼성전자와 애플, 인도 토종 제조사인 마이크로맥스 등에도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지만, 이같은 제재는 중국 제조사를 겨냥한 것이라는 게 현지 매체들의 분석이다.

당국까지 나서 중국 제조사를 견제하자 토종 제조사들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연간 1억대 이상 스마트폰이 판매되는 인도에서는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8% 증가하는 등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이득은 중국 제조사들이 챙겼기 때문이다.

2년 전만 해도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상위권을 차지했던 현지 업체 마이크로맥스, 라바 등은 2분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5위권 밖으로 완전히 밀려났다.

오포와 비보 등 중국 제조사들 매출이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국경분쟁은 일단락 됐지만, 악화된 여론까지 돌리는데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스마트폰을 비롯해 중국산 제품은 이미 인도 소비시장을 장악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2016년 말 기준 중국산 제품의 인도시장 수입점유율은 16%에 달한다. 

한편 인도는 13억명에 이르는 인구를 가진 만큼 전세계에서도 가장 빠른 스마트폰 판매 성장세를 보이는 국가다.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올해 인도 스마트폰시장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2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인도에서는 LTE 네트워크가 확산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LTE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수요가 대폭 증가할 전망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스마트폰 대중화 현상에 따라 기능 업그레이드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요소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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