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은행 가계대출 금리도 덩달아 올랐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오르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변동금리로 대출받은 차주는 갚아야 할 이자가 증가해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7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28%로 전월대비 0.06%포인트 올랐다. 지난 2015년 1월 3.3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영엽 경제통계국 부국장은 "가계대출 금리가 오른 것은 정부 규제 영향이 다소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까지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했는데,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가 장기물에 먼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정부 정책에 따라 은행들의 가계 대출 심사가 깐깐해지고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주담대 금리가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주담대가 수도권에 비해 금리가 높은 서울 외곽과 지방에 몰린 점도 평균 금리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담대 금리가 오르면서 가계대출 금리도 연 3.46%로 전월대비 0.0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담대 금리가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자 실수요자들의 걱정도 늘어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서 당장은 은행 주택담보대출 신청규모가 급감해 더이상의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것을 막을 수는 있지만, 대출자 입장에서는 원리금 상환에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특히, 취약차주 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취약차주 부채는 1분기에만 9000억원 늘어나 지난 3월 말 현재 79조5000억원을 기록했으며, 가구 소득과 자산을 모두 고려할 때 부채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고위험가구의 부채도 2015년 말 46조4000억원에서 작년 말 62조원으로 1년 사이 15조6000억원 늘었다.
한편, 가계대출 금리를 중심으로 대출금리가 소폭 오른 반면 예금금리는 하락해 은행들의 예대마진은 늘어났다. 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1.49%에서 1.48%로 소폭 하락했다. 시장형금융상품이 전월(1.61%) 수준을 유지했지만 순수저축성예금이 단기성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0.03%포인트 하락했다. 이로써 대출금리와 저축성수신금리 차이는 1.97%포인트로 전월대비 0.02%포인트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