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5대 쟁점법안’ 갈 길 먼데…‘이유정·김이수’ 해법이 없다

2017-08-27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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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 속 與 직권상정 부담…세법·방송관계법 ‘최대 난제’

국민·바른정당 정책연대 변수…협치 실패땐 개혁입법 가시밭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사진=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이번 주 8월 임시국회 최대 화약고인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간 빅매치가 열린다. 야권은 사실상 ‘이유정 인사청문회’와 ‘김이수 표결’의 연계를 천명, 여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회는 28일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한 뒤 31일 본회의를 열고 ‘김이수 인준안’ 표결에 나선다.

더불어민주당이 ‘이유정·김이수’ 파도를 넘지 못한 상태에서 9월 정기국회를 맞는다면, 5대 쟁점법안인 △부자증세 등 세법 개정안 △방송관계법 개정안 △문재인 케어 △부동산 입법안 △국가정보원(국정원) 포함 권력기관 개혁안 등의 통과 자체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여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야당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중점법안을 따로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여권 내부에선 ‘김이수 표결’을 위한 최후 수단인 직권상정 카드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여소야대 국면에서 부결될 경우 국정동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100일간의 정기국회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공행진 지지율과는 별개로 ‘세법·입법 대전(大戰)’에서 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與 갈 길 바쁜데 협치 묘수 난망

27일 여야에 따르면 당·정·청의 핵심 5대 쟁점법안 중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2주택자 기본세율+10%포인트, 3주택자 이상 기본세율+20%포인트) 등 일부 부동산 입법안을 제외하고 양측 간 견해차는 양극단에 서 있다.

특히 세법·방송관계법 개정안은 국회 일정 자체를 올스톱할 수 있는 난제 중 난제다.

정부는 29일 국무회의에서 법인세(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 구간 신설 25%포인트 적용)·소득세(과세표준 5억원 초과 구간 42% 적용 등) 인상을 핵심으로 하는 세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한다. ‘부자 증세’에 본격적인 시동을 거는 셈이다.

물러설 수 없는 것은 야권도 마찬가지다.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담뱃값(2500원으로 인하)·유류세(2000cc 미만 승용차 50% 인하)를 중심으로 하는 담뱃세 인하안 및 교통·에너지·환경세법 개정안, 개별소비세법 개정안 등 ‘서민 감세’안을 발의했다. 107석의 한국당은 “이번 정기국회 때 문재인 정부의 신(新)적폐를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며 파상공세를 예고한 상태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등도 “문재인 정부 예산·정책 검증에 집중할 것”이라며 송곳 검증에 나설 태세다. 민주당이 120석에 불과하다는 점은 감안하면, 40석의 국민의당, 20석의 바른정당 등과의 정책연대가 세법·입법 전쟁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방송관계법 개정안도 걸림돌이다.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25일 세종시에서 가진 당 워크숍에서 방송관계법 개정안을 거론하며 “논의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방송법 개정 추진의 재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민주당이 야당 시절 추진 의사를 나타냈던 공영방송 이사를 정부가 아닌 국회에 맡기도록 하는 안이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강행에 반발한 야 3당은 즉각 “방송장악의 민낯을 드러냈다”며 결사항전 태세로 맞서고 있다.
 

이번 주 8월 임시국회 최대 화약고인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와 김이수 헌법재판소장의 임명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간 빅매치가 열린다. 야권은 사실상 ‘이유정 인사청문회’와 ‘김이수 표결’의 연계를 천명, 여권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회는 28일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한 뒤 31일 본회의를 열고 ‘김이수 인준안’ 표결에 나선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文정부, 참여정부 실패 전철 밟나

여야 갈등이 극에 달한다면, 문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을 포함한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 등의 처리도 난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관련 법안을 발의했지만, 야 3당은 “재원대책이 부실하다”며 비판적 검증 태세에 돌입했다.

국정원 개편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검경 수사권 조정 등 권력기관 개혁안도 여야의 충돌지점이다. 한국당은 공수처 반대, 국민의당은 원론적 찬성, 바른정당은 조건부 찬성 등으로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다.

이 밖에도 국회선진화법 개정안을 놓고는 ‘민주당·국민의당’(찬성파) 대 ‘한국당·바른정당’(반대파)으로 분화됐다. 또한 보수야당은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던 노동개혁법을 비롯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규제프리존특별법·규제개혁특별법 등의 재추진을 천명한 상황이다.

일각에선 당·정·청이 협치 로드맵을 만들지 못할 경우 참여정부 당시 실패했던 4대 개혁입법(국가보안법· 과거사진상규명법·사립학교법·언론관계법)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여야는 ‘이유정·김이수’뿐 아니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문제를 놓고도 사생결단식 대결을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야권은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예산안 삭감을 고리로 주도권 잡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은 예산 전담 기구인 ‘예산심사 대응 태스크포스(TF)’ 구성을 통해 대응전략에 나설 방침이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8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는 ‘이유정→김이수→김명수’로 이어지는 인사 갈등과 북핵 대응 등을 놓고 여야 간 갈등이 예정돼 있다”라며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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