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주요 전략 시장인 미국의 투자에 잇달아 나서고 있다.
최근 미시건주(州)에 해외 첫 전기차 부품공장의 설립을 결정한데 이어 테네시주 세탁기 생산공장도 지난 24일(현지시간) 착공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미국을 전략적인 거점으로 선택하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LG전자는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서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 밥 코커(Bob Corker) 테네시주 상원의원를 비롯한 현지 주요 인사와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사장), 안호영 주미 한국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탁기 생산공장 착공식을 열었다고 25일 밝혔다.
LG전자는 2010년부터 미국 생활가전 생산지를 검토해 왔으며, 인력 확보, 기반 시설, 원가경쟁력, 세제 혜택 등을 고려해 여러 후보지에 대한 사업경쟁력을 검토해 온 끝에 올해 초 미국 중남부에 있는 테네시주 클락스빌을 최종 선정했다.
LG전자가 생활가전 공장을 미국에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공장은 2019년 1분기부터 미국에 판매하는 드럼세탁기와 통돌이 세탁기를 생산하게 되며 연간 생산능력은 100만 대 이상이다. LG전자는 경남 창원의 세탁기 생산라인과 비슷하게 10초에 세탁기 1대 꼴로 생산할 수 있도록 자동화 설비에도 적극 투자해 생산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LG전자는 현재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세탁기를 생산해 미국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미국 신공장이 가동된 이후에도 경남 창원에서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는 물량은 유지될 예정이다.
LG전자는 이번 신공장 투자로 연구개발∙디자인, 판매, 서비스에 이어 생산까지 사업 전 영역의 현지화 체제를 갖추게 돼 미국에서의 가전사업 역량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날 착공식에서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이번 착공으로 현지 지역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동시에 미국에서 지속가능한 성장도 가속도를 내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미시간주 전기차 부품 공장 설립 계획도 밝혀...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 포석
LG전자는 지난 23일 미시간주에 전기차 부품 공장을 설립 계획도 내놨다. 이들은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교외의 헤이즐파크에 2500만 달러(약 285억원)를 투자해 전기차 부품 공장을 세울 예정이다. LG전자가 해외에 전기차 부품공장을 설립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급성장하고있는 미국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연면적 2만2000㎡ 규모의 미시간주 전기차 부품공장은 내년 1분기에 완공돼 전기차용 배터리팩을 생산하게 된다. 추후 생산품목을 모터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밀집해 있는 미시간주에서 전기차 부품을 직접 생산, 현지 파트너십을 공고히 해 자동차 부품(VC)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중국(25만7929대), 유럽(10만8639대)에 이어 미국은 지난해 10만4178대의 순수 전기차가 팔린 글로벌 3대 전기차 시장이다. 특히 올해부터 2020년까지 미국 전기차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65.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이번 공장 설립을 계기로 신성장 사업의 하나로 육성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겠다는 포부다. LG전자의 자동차 부품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VC사업본부는 지난해 2조77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전년대비 51.3% 성장했다. 올해도 상반기에 전년동기 대비 42.7% 증가한 1조759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LG전자는 작년 말 출시된 GM의 순수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에 구동모터와 인버터, 배터리팩 등 핵심 부품 11종을 공급하며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차 부품 기술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우종 LG전자 VC사업본부장(사장)은 “이번 공장 설립은 전기차 시대를 준비하는 미국 완성차업체에게 LG전자가 최고의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