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부가세(GST)도입 효과로 7월 인도 자동차 판매가 15% 증가했다. 특히 세금인하폭이 가장 컸던 SUV 차종의 성장률이 두드러졌다.
24일 현지매체 이코노믹타임즈에 따르면 인도자동차제조협회는 7월 승용차 판매가 29만8997대를 기록, 전년동기 대비 15.1% 증가했다고 밝혔다.
가장 판매량이 늘어난 차종은 세금인하폭이 가장 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었다. SUV는 35.5%나 급증했다. 이 기간 승용차는 8.5%, 밴은 7.6% 등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인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마루티-스즈키(22.4%)와 타타(13.2%), 마힌드라&마힌드라(17.9%) 등 현지 업체들도 고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현대차는 4% 성장하는 데 그쳐 주요 자동차 제조사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다.
인도 정부는 지난달 1일부터 GST를 시행했다. 그간 주(州)마다 달랐던 부가가치세 제도를 29개 주와 7개 연방직할지에 공통되는 GST로 통합했다.
가장 판매량이 늘어난 SUV를 예로 들면 기존에는 소비세 30%에 각종 부가가치세, 도로세, 입주세, 사회기반시설세 등 53.5%의 세금이 붙었었다. 그러나 GST 도입 후 43%로 통일됐고, 소비자들이 부담하는 세금 역시 이전보다 9.5%나 줄어 자연스럽게 자동차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현재 인도에서는 줄어든 세수를 보전하기 위해 세단과 같은 고급차량 GST 요율을 인상하자는 움직임도 나오지만, 당분간 GST로 자동차 판매는 활기를 보일 것이라는 게 현지 매체들의 전망이다.
인도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전진기지로 떠오른 곳이다. 인도는 자동차 생산 5위 국가로 지난해 417만대가 생산·판매됐다. 경제성장률 역시 매년 7% 이상 기록하고 있다.
오는 2020년에는 연간 500만대 신차가 팔려 중국과 미국에 이어 3위로 등극할 전망이다. 따라서 완성차 업체들은 현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길어질 것으로 예측, 인도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의 중국 사업은 올들어 반토막이 났다.
현대차는 1996년 인도진출 이래 31억 달러(3조5000억원)을 투자했다. 크레타, 그랜드 i10, 신형 i20 등 전략차종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내수 시장 2위(17%)를 지키고 있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인도에서 베르나, 아반떼, 엑센트, 이온, 투싼, 싼타페 등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5세대 신형 베르나도 출시했다.
인도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현지 업체인 마루티-스즈키(47.3%)도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있다. 마루티-스즈키는 7억8000만달러(약 8800억원)를 들여 2020년까지 인도에 세 번째 공장을 짓는다.
전기차 육성 정책 역시 인도시장의 매력 포인트다. 인도 정부는 2020년까지 600만~700만 대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을 보급하고, 2030년까지 전기차 비율을 100%로 늘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