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 '최대어'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의 수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공사비만 2조6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데다 한강변에 위치해 서울의 대표적 랜드마크 아파트가 될 것이란 기대가 높기 때문에 시공사 선정 결정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재건축조합은 내달 4일 시공사 입찰마감을 하고 28일 총회를 통해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앞서 진행된 현장설명회에선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대림산업, 포스코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SK건설 등 삼성물산을 제외한 국내 10대 건설사가 총출동해 성황을 이뤘다.
강남에서도 뛰어난 입지에 매머드급 단지로 재건축 후 서울의 대표적 랜드마크 아파트 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사비는 2조6411억원 규모이며, 이주비 등 관련비용까지 감안하면 총 사업비는 최소 7조원을 넘길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때문에 이번 수주전의 최대 관건은 재원마련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입찰에 참여하려면 보증금만 1500억원이 필요하고, 공동사업시행 방식으로 사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공사비 2조6411억원도 건설사가 투입해야 한다.
업계에선 워낙 조달비용이 큰 사업이다 보니 현대건설과 GS건설 등 2파전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GS건설은 2014년부터 3년 간 전담 조직을 구성해 반포 1단지 수주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현대건설도 2015년 말 '디에이치' 프리미어 브랜드 론칭 때부터 반포주공1단지 시공권을 수주하겠다고 공공연히 밝혀왔다.
현대건설은 현금성 자산이 많고, 높은 신용등급, 낮은 부채비율 등으로 재원 마련에 무리가 없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의 부채비율은 상반기 기준 130.5%이며 현금성 자산은 4조원에 이른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200%를 밑돌면 재무구조가 우수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GS건설도 이번 수주를 위해 서초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수주전을 포기하고 '올인'할 만큼 반포주공1단지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KB국민은행과 조합원 이주비와 중도금 집단대출 등 8조7000억원 규모의 금융 협약을 맺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매머드급 단지 수주 경쟁에서 이겼을 경우 회사 역량과 브랜드 경쟁력을 재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번 반포주공1단지 시공권을 두고 대형사들의 자존심을 담보한 한판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