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기장군 정관읍 병산리 북쪽의 태양광산 남쪽 산지에서 시작, 남쪽으로 흐르다 정관 신도시에서 동쪽으로 유향을 바꿔 흘러 임랑리 해안으로 유입되는 지방하천인 '좌광천'
도심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좌광천은 명실상부한 1급 하천으로 365일 물이 마르지 않고 청명하기로 이름난 하천이다.
◆좌광천 효자길 생태학습원 인기...88종 야생화 '향기'
정관 신도시에 위치한 좌광천 효자길 생태학습원이 최근 시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생태학습원은 정관 신도시 사이를 흐르는 좌광천을 따라 88종의 야생화 42만 본이 심어져 있다.
7.6km에 이르는 천변에는 교과서에서 보았던 야생화, 약효가 있는 야생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야생화를 심어 자연생태 체험 학습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아름다운 생태 공원을 '효자길'이라 부른다고 기장군은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이곳을 찾은 분들마다 사시사철 꽃이 피고 지는 길을 따라 걸으며 '내 어버이를 공경하리라', '저 고운 야생화처럼 한평생 맑고 향기롭게 살리라' 다짐하며 동행의 기쁨을 누리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풍성한 꽃내음...최고의 '힐링'
가을의 문턱으로 가는 처서가 지났지만 더위는 쉽사리 물러갈 기세가 아니다.
폭염이 정점에 달한 24일 큰 마음 먹고 한여름 뙤약볕에 몸을 맡긴 채 도심속 '자연 효자길'로 불리는 '좌광천'을 걸어봤다.
좌광천 초입. 모전교를 지나 걷고 있는 필자의 귀를 쫑긋세우는 매미소리는 더운 여름의 절정을 느끼게 한다. 양옆 풍성한 꽃내음이 시원한 바람과 함께 코를 간지럽힌다.
따스한 햇살은 콧방울에 땀방울을 맺히게 하지만 이내 솔솔부는 바람이 땀을 시원하게 닦아준다.
오랜만에 걷는 것은 피로에 찌들렸던 스스로의 심신에 제공하는 최고의 '힐링'이 아닐 수 없다.
평전교에 이를때 쯤, 새콤한 향기가 났다. 우측 화단을 처다보니 '용머리'란 팻말이 눈에 들어왔다.
'용머리'는 꿀풀과 여러해살이 풀로 줄기는 뿌리 줄기에서 무더기로 나와 높이 10~30㎝로 자란다. 6~8월에 원줄기 끝에 자줒빛의 꽃이 핀다. 위염, 이뇨, 폐결핵에 초화 전체를 활용하는 약초로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8월 초 정관 신도시로 이사온 허수정씨(29·정관읍)는 "아직 지리가 서툴러 밖을 나서기가 어렵게 느껴지지만, 두 살배기 아들과 '좌광천'을 걷는 것이 너무 좋다"면서 "아들도 (손으로 풀을 만지며) 덩달아 신이 나 발걸음이 빨라진다"고 즐거워했다.
◆기장군, 자전거도로·산책로 분리...아울렛 찾는 관광객에게 '각광'
기장군에 따르면 좌광천 30리 길은 자전거도로와 산책로를 중앙 화단으로 분리 설치, 하천 인근 산책로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자전거와 보행자 간 충돌 사고 우려도 줄였다.
기존의 해안산책로와 연계돼 기장주민은 물론, 임랑해수욕장과 부산프리미엄 아울렛 등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곳을 자전거로 자주 이용하는 부산중앙중학교 윤성빈(15·정관읍)학생은 "친구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좌광천을 이용하는데 봄이되면 많은 꽃이펴 향기롭고 기분도 좋다"고 말했다.
1시간여쯤 걸었을까. 용산교가 나왔다. 잠시 휴식을 취해 앉은 용산교 및 벤치앞. 순간 눈을 의심케하는 벽화(?)가 눈앞에 펼쳐졌다.
이곳엔 군민 누구나 자유롭게 기장군에 바라는 마음을 글로 남길 수 있는 글판과 건의함이 자리해 있다. 특히 군정 소식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군보가 벽에 걸려 있으며 자신의 그림 실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다.
가동초등학교 윤나래(13·여·정관읍)학생은 "평소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데 얼마전 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좌광천에 놀러와 벽에 '사랑하는 친구들 중학교에 가서도 잘지내자'라고 적었다"면서 "엄마·아빠와 함께 저녁에도 놀러와 휴식을 취하고 싶다"고 방긋 웃었다.
달산교~강변교를 지나 마지막 지점에 이를때 쯤. 꽤나 시간이 흘렀는지 배꼽시계에 알람이 울렸다. 인근 음식점에 들어가 뭘 먹을까 궁리하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시원한 국수 한 그릇 좋지 않겠소"라며 사람 좋은 미소를 보낸다.
30리를 걸은 피로가 한 순간 날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