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I의 중국 대중문화 읽기⑪] 세계인 사랑받는 ‘칭다오 맥주’에 스민 100년의 근대사

2017-08-1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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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 목표로 실경공연 접목해 성황

중국 칭다오 맥주축제의 모습.[사진 출처=바이두]

중국 칭다오 맥주축제에서 진행된 실경공연 '꿈에서 본 랑야'의 한장면.[사진 출처=바이두]

현재 중국은 각 지역마다 여름을 맞이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흔히 맥주축제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지역축제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 지역의 대표 맥주가 하나 이상 존재할 정도로 중국인들의 맥주에 대한 사랑은 대단하다.

하얼빈(哈爾濱)에서는 1900년대 맥주공장을 시작으로 출발한 긴 역사를 자랑하는 하얼빈 맥주가 있고 베이징(北京)에는 수도를 대표하는 옌징(燕京)맥주가, 광저우(廣州)에는 주강(珠江)맥주, 충칭(重慶)에는 충칭맥주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맥주와 지역 관광상품이 결합한 형식의 여름축제가 중국 전역에 넘쳐난다.

그 중에서도 역사와 규모, 다양한 문화행사 등 볼거리를 따져본다면 칭다오 맥주축제를 첫 손에 꼽을 수 있다.

1991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27회를 맞은 칭다오 맥주축제는 ‘세계 맥주 박람회’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그간 다양한 국가의 맥주가 참여했다. 올해도 11개국의 41개 맥주 브랜드가 참가했으며, 그 맥주의 종류만 하더라도 300여종에 이른다.

또한 국가별 브랜드별로 천막과 통나무집으로 만든 펍(Pub)에서 세계의 먹거리와 함께 다양한 음악도 즐길 수 있다.

특히 야외 수중 무대의 대규모 실경(實景)공연과 불꽃놀이는 그야말로 ‘민족과 국가, 언어는 다르지만 칭다오맥주로 하나 되자’라는 이번 칭다오 맥주축제의 기획 취지에 잘 부합하는 것 같다.

소식통에 따르면, 칭다오 맥주축제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에 맞춰 전 세계 100개 국가의 수출을 목표로 세계화 전략을 중심주제로 기획됐다.

올해 칭다오 맥주축제의 가장 큰 볼거리는 바로 ‘꿈에서 본 랑야(夢築瑯琊)’라는 대규모 실경공연이다.

공연은 물 위에 설치한 무대에 400여명의 배우와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빛과 조명, 그리고 특수 효과로 한여름밤의 환상을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연은 세 부분으로 나뉘는데, 첫 부분(姜尙封齊)은 강태공이 상(商)나라 주왕(紂王)을 멸망시키고, 제(齊)나라의 제후로 봉해지며 제나라의 시조가 되는 내용이다.

두 번째는 ‘진시황(秦始皇)이 동쪽 세계를 향한 순방(始皇東巡)’이라는 제목으로 60여명의 수군이 함께 노를 젓는 장관을 연출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상 무역길을 통해 미지의 세계를 향해 뻗어나가는 중국인의 꿈(海上絲路)으로 막을 내린다. 칭다오의 지역 역사를 한눈에 서술하면서 세계를 향한 중국의 포부를 담고 있다고 극찬이 나온다.

칭다오맥주의 쌉쌀한 맛 뒤에 묵직한 풍미를 더욱 진하게 느끼고 싶다면, 단연코 칭다오 주의 역사를 살펴봐야 한다. 중국의 굴곡진 현대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기 때문이다.

칭다오맥주는 1903년 영국 상인이 당시 칭다오 독일 점령군과 교민에게 맥주를 공급하기 위해 세운 맥주공장을 시작으로 현재에 이르는 10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1916년 칭다오 맥주공장은 일본의 손에 넘겨졌고 경영과 맛의 품질에 관해 일본기업의 영향을 받게 된다.

이후 1945년 항일전쟁의 승리로 잠시 국민당군정부가 회수했고, 1947년 칭다오의 한 기업이 인수하게 되면서 지금의 ‘칭다오맥주공장(靑島啤酒廠)’이라는 공식 이름을 얻게 됐다. 칭다오 맥주의 중국 국내 시장 점유율은 옌징(燕京)맥주, 화룬(華潤)맥주와 더불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칭다오맥주는 중국 국내 처음으로 ‘1+N’ 브랜드 전략을 실시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칭다오맥주와 더불어 여러 개의 시리즈 브랜드를 출시함으로써 풍미와 가격대를 다양하게 구성하면서 중국인과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강태공의 땅에서 외국인의 손에 의해 탄생된 칭다오맥주. 침략의 근대사와 함께 부침을 겪었지만 맛으로, 화려한 여름축제로 세계인의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칭다오 맥주축제는 매년 8월 보름 동안 개최되며, 이번 축제는 오는 27일까지 계속된다.

[고윤실 아시아문화콘텐츠연구소(ACCI) 책임연구원(상하이대학 문학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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