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시간대 외국 포맷 프로 방영 금지" TV 방송 통제 나선 중국

[사진=통지문]

중국이 예능·드라마 프로그램에 대한 통제의 끈을 바짝 조이고 있다. 특히 오후 7시 30분부터 10시까지 황금시간대에는 외국 포맷을 차용한 프로그램, 오락적 성격이 짙거나 자극적인 내용의 드라마는 원칙적으로 방영하지 못하도록 했다.

6일 베이징청년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미디어를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은 최근 위성TV 방송 제재와 관련된 통지를 각 방송국에 하달해 국영중앙(CC)TV 프로그램을 본보기로 삼아 종합 채널로서 정체성을 견지하고 뉴스 보도 방침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위성방송들이 계도성을 강화하고 '문화적' 내용을 갖춘 프로그램의 방송을 늘리라는 주문이다. 이번 조치는 5일부터 전격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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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지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각 방송사 프로그램에서 공익성과 문화성을 강조하고, 특히 황금시간대에 방영되는 프로그램이 엄격히 통제된다.

황금시간대에는 공익·문화·과학기술·경제 관련 프로그램의 편성을 늘리는 한편 스타 연예인들이 출연하는 리얼 버라이어티쇼 등 예능 프로그램의 방송량과 방송시간을 제한한다. 황금시간대에 방영되는 드라마에 대해서는 검열을 강화해 원칙적으로 오락적 성격이 짙거나 자극적인 주제의 드라마는 편성하지 못하도록 했다. 외국방송의 포맷을 차용한 프로그램도 황금시간대에 방송하지 못하도록 했다.

대신 연예인과 일반인이 함께 참여하는 종합예능프로그램,  중화문화 특색의 자제 창작 프로그램 방영을 적극 장려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연예오락매체 소후오락은 이번 통지를  당국이 역대 가장 강도 높은 예능 오락프로 제한령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로 그동안 한국 방송프로그램의 포맷을 수입해 제작한 '번파오바(奔跑吧·런닝맨)', '바바취날(爸爸去哪儿·아빠 어디가)',  '워스거서우(我是歌手·나는 가수다)' 등 프로그램의 황금시간대 방영이 어려워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치가 오는 가을 예정된 공산당 19차 당 대회 개최를 앞두고 언론 통제의 고삐를 조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달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각 방송사들이 오락프로그램 대신 시진핑 국가주석의 개혁 성과를 다룬 정치 다큐멘터리 방영을 권고받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사실 중국은 그동안 줄곧 예능 오락프로그램 방송 통제의 고삐를 조여왔다.

중국은 지난 2011년 오락프로그램 제한령을 첫 발동해 황금시간대(오후 7시 30분∼10시)에 방영할 수 있는 오락프로그램을 2개 이하로 제한했다. 당시 한류 드라마를 포함한 외국드라마도 규제대상이었다.

이어 2013년에는 해외 포맷을 수입해 제작한 프로그램은 2개월 전 사전 심사를 받도록 하는 등 더욱 강도 높은 조치를 내놓았다.  지난해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에는 한류 드라마나 영화, 연예인이 나오는 모든 연예오락 프로그램의 방영을 금지하는 '한한령(限韓令)'을 시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