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인 경제 개선과 함께 호황을 누리고 있다. 다우지수는 사상 최초고 22000포인트를 돌파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아시아 전반의 증시도 15% 이상 올랐다. 그러나 유독 뒤처지는 곳이 있다. 일본 증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증시가 올해 많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 5% 상승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WSJ은 일본 증시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배경으로 엔화 강세와 아베 신조 총리의 정치적 위기를 꼽았다. 엔화 강세로 수출을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주가가 압박을 받고 아베 신조 총리가 지지율 악화 속에서 아베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이 흔들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블랙록의 리차드 터닐 글로벌 수석 투자 전략가는 일본 기업들의 순익 증가율이 올해 3년래 최고치를 달성했다는 데 주목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 증시에 비해 일본 증시의 주가순익비율이 20%나 낮아 밸류에이션 매력도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기업들의 종합 순익은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금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추후 주주 수익이 개선될 여지가 높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일본 기업들의 전분기 실적 발표가 절반 정도 끝난 가운데 소니와 닌텐도 등 주요 기업들은 일제히 실적 호조를 발표했다.
그밖에도 WSJ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정책 비관론과 일본의 정치적 혼돈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순익 개선이 올해 일본 증시를 근본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엔화의 하락 압력이 더 커지면 수출주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올해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이르면 9월에 양적완화 축소를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일본은행은 부진한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통화부양책 축소 가능성을 일축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통화정책 괴리는 엔에 하방 압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즈호증권의 기무치 마사토시 전략가는 WSJ에 닛케이 지수가 단기적으로 5% 가까이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지금부터 9월 말까지는 일본 증시 중 30%의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보통 순매도로 돌아서는 기간이기 때문에 증시 약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4일 일본 닛케이 지수는 전일비 0.3% 가량 떨어진 19,961 선에서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