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세미 기자 = 11일 엔이 달러 대비 2개월래 최저치까지 내렸다. 일본은행과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괴리로 인해 올해 엔은 약세 흐름을 지속될 것이라고 일본 경제매체 니혼게이자이가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 집계에 따르면 달러/엔은 이날 장중 114.45엔까지 오르면서 2개월래 고점 부근을 유지했다. 유로/엔 역시 130.41엔으로 17개월래 최고치 수준에서 거래됐다. 달러와 유로 대비 엔 가치가 내려간 것이다.
한편 지난달 유럽중앙은행(ECB)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 역시 대규모 통화부양책 실시 5년 만에 처음으로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후 독일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6%까지 올라갔다. 일각에서는 캐나다와 영국도 통화정책 긴축에 동참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의 긴축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은 현행 장기금리 0%대 유지, 마이너스 기준금리, 연간 80조엔 규모의 양적완화를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지난주에는 글로벌 국채시장 매도세가 강해지면서 일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0.105%까지 노르자 일본은행은 10년물 국채를 0.11% 금리에 무제한 매입한다고 고지하며 강력 대응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일본은행의 의지가 확인되면서 10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09%로 떨어졌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일본과 여타 국가들간의 통화정책 방향에서 괴리가 커짐에 따라 일본 엔화가 주요 통화 대비 점진적인 약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수미토모 미쓰이 은행의 요이치로 야먀구치 애널리스트는 “일시적인 조정이 생길 수는 있지만 엔 가치는 올해 하반기에 달러 대비 118엔 수준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이체방크는 종전 전망치보다 하향 조정하긴 했지만 달러/엔이 올해 말 116엔에, 내년 말에는 120엔 수준을 가리킬 것으로 예상했다고 FX스트리트 등 외신들은 전했다. 당초 도이체방크는 올해 연말 달러/엔 환율을 118엔으로 전망했었다.
엔 약세는 일본의 자동차 및 전자제품 제조사 등 수출 주력업체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엔 하락으로 일본산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 같은 영향에 11일 일본 증시에서 닛케이지수는 파나소닉 등 수출업종의 강세 속에서 0.6% 상승한 20195.48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