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장남 트럼프 주니어의 러시아 스캔들 해명 자료에 개입했다는 보도가 사실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듭 러시아 스캔들을 부인하고 있지만 관련 행동들은 하나같이 의혹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주니어가 발표한 성명은 진실이었다”면서 “대통령은 여느 아버지처럼 아들을 거들었다(weigh in)”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장남의 해명 자료를 지시했다는 하루 전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를 사실로 인정한 셈이다.
트럼프 주니어의 예상대로 NYT는 당시 만남이 러시아 변호사로부터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에게 불리한 정보를 얻기 위한 자리였다며 트럼프 주니어의 해명을 정면 반박하는 추가 보도를 내놓았다. 트럼프 주니어가 해명을 위해 추가로 공개한 이메일에서도 NYT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 트럼프 주니어는 러시아 스캔들의 몸통으로 급부상했고 특검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론을 오도하는 진술을 지시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던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을 갑작스럽게 해임한 뒤 사법방해 여부가 도마에 올랐는데 장남의 성명 개입 역시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훼방하려는 사법방해에 해당하는지 따져 봐야할 문제라고 법조계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예일 로스쿨의 아샤 랑가파 교수는 가디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성명을 발표하도록 지시했다면 이는 진실을 숨기려는 의도로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의도가 맞다면 사법방해로 간주할 수 있겠지만 의도를 증명하는 게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그밖에도 트럼프 장남의 러시아 변호사 회동과 관련해 백악관은 누차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만남에 관해 전혀 몰랐다고 주장해온 만큼 백악관의 신뢰도도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외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