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첫날 10만계좌 돌파…시중은행·케이뱅크 실적 '훌쩍'

2017-07-2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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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첫날 돌풍…가입 폭주로 서버 마비

수수료 없애고 대출 한도는 늘려

"대출 중단 안 해…증자 문제 없어"

제2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27일 영업을 개시했다. 이날 오전 서울 세빛섬 FIC컨벤션에서는 카카오뱅크 B-day 론칭행사가 개최됐다. 이용우(왼쪽), 윤호영 카카오뱅크 공동대표가 카카오뱅크의 특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전국 11만4000여대 ATM 무료 입·출금', '직장인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 최대 1억5000만원', '시중은행 대비 10분의 1 해외송금 비용'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27일 오전 7시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울 세빛섬에서는 공식 출범식을 열고 '같지만 다른 은행'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이용우 카카오뱅크 대표는 "카카오와 금융, 전혀 다른 DNA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약 2년간 준비한 끝에 출범하게 됐다"며 "기존 은행의 프로세스를 다시 생각하고 재해석한 결과 '모바일'을 최우선으로 서비스를 전개하려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을 백분 활용해 보다 간편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대표는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해 나갈 수 있도록 이용하면서 느끼는 불편함을 꼭 말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이진복 국회 정무위원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하영구 은행연합회장, 주주사 대표 등 다수의 인사가 참석했다.

최 위원장은 "작지만 빠른 새로운 참가자들이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소외 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중금리시장도 튼튼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 신용대출 1.5억원·해외송금 비용↓...시중은행에 '도전장'

카카오뱅크는 이날 N포털에서 오랜 시간 실시간검색어 1위를 지키며 인기를 실감케 했다. 실제 서비스 시작 3시간 만인 오전 10시까지 앱 다운로드 수 7만회, 요구불예금 계좌 3만5000좌를 돌파했다.
 이후 오후 5시 기준으로 14만4000명의 신규 고객이 유입, 계좌 개설이 이뤄졌다. 앱 다운로드 수는 28만회, 대출 실행 기준 여신은 141억원, 예.적금 수신은 360억원에 달했다.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수시입출금 및 예적금 계좌가 서비스 첫날 자정부터 오후 3시까지 1만5317좌 개설됐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빠른 증가세다. 유관기관인 나이스신용평가의 서버가 다운돼 다른 금융회사들의 여신 업무까지 마비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고객들의 관심이 대출금리 우대조건을 없애고, 최대 1억5000만원까지 신용대출이 가능한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송금 수수료도 기존 시중은행의 10% 수준인 5000원으로 책정했다. 

한 금융고객은 "일반 시중은행에서 3% 중반의 대출금리를 적용받았는데, 카카오뱅크에서 3.1% 금리로 대출이 가능해 기존 마이너스통장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또 먼저 출범한 케이뱅크가 자본금 한계로 일부 여신 영업을 중단하면서, 대안으로 카카오뱅크를 찾는 고객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뱅크는 이달 1일부터 직장인K 신용대출을 중단했다. 단기간에 여·수신 목표액을 달성하면서 급증하는 신용대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케이뱅크는 연내 자본 확충을 목표로 증자를 추진 중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돌풍에 기존 시중은행들은 바짝 긴장한 모습니다. 올해 상반기 예대마진 증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대형은행들은 앞다퉈 모바일 신용대출 한도를 늘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위비뱅크'에서 신청 가능한 '위비 직장인·공무원 대출' 한도를 기존 각각 3000만원,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했다. KB국민은행도 5000만원인 'KB 와이즈 직장인 대출' 한도를 1억원으로 높였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억원 한도의 모바일 상품인 '신한 S드림 신용대출'을 출시하기도 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고객층의 이탈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각 은행들이 고객 유출을 막기 위해 간편 대출 서비스 개선 등 고객 편리를 증진시키기 위한 방법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동반자…대출 중단 없을 것"

윤영호 카카오뱅크 공동대표는 이날 출범식에서 케이뱅크를 "모바일뱅킹 시대에 동반자"라고 표현했다. 다만 해외송금 및 체크카드 후불 기능 등 보다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론칭이 늦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차이점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용 수수료 부과 여부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까지 전국 11만4000여대의 ATM에서 현금 입·출금시 수수료를 일체 면제하기로 했다. 시중은행을 비롯해 CU와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 지하철 등에 설치된 ATM이 해당한다. 이체, 알림 수수료도 마찬가지로 면제된다.

반면 케이뱅크는 문자 알림 서비스에 월 300원을 부과하고 있다. 타행 자동화기기 이용시에도 출금은 700원, 입금은 해당 은행이 정한 수수료가 적용된다. 이체 수수료는 10만원 이하 500원, 10만원 이상 1000원이다.

카카오뱅크가 이렇듯 파격적인 이용 조건을 내놓자 관련업계는 케이뱅크보다 더 빨리 여신에 한계가 올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해외송금 수수료를 제외한 대부분의 수수료가 무료여서 비용이 훨씬 많이 투입될 것"이라며 "증자를 필연적으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의 증자는 '은산분리' 규제가 완화되지 않아 어려움이 있다. 관련법은 박근혜 정부에서부터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 중이다. 현재 케이뱅크가 직장인K 신용대출 영업을 중단하고, 연내 자본 확충을 목표로 증자를 추진 중이지만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측은 우선 최대한 많은 이용고객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고,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영호 공동대표는 "대출이 일어났다고 해서 모두 실현되는 것은 아니지만 증자 이슈가 발생하면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이용우 공동대표 역시 "증자 등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대출 중단은 없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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