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준호·윤정훈·김지윤 기자 = 재계가 문재인 정부와의 코드 맞추기에 한창이다. 기업들은 새 정부의 중점 추진 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경제단체는 정부 고위 인사들과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18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일자리 15대 기업 초청 정책 간담회’에서 이용섭 대통령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고용규모 기준 10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 일자리를 최대한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졌고 청년 실업률도 많이 상승했다”며 “최근 다행스럽게도 세계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고 정치, 경제가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들이 지속적인 투자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상생협력해 발전하도록 신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창출에 많은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권 부회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자리 창출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없고, 지금 상황에서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기업에서도 좋은 일자리 창출을 많이 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반기에 채용을 늘리기로 결정했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는 “청년실업률 해소와 양질의 근로환경 조성이라는 정부정책은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하고 균형된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며 “그룹 차원에서 4000여명의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황 회장은 지난 2015년부터 콜센터와 개통·AS 인력 9000여명을 정규직화하고 계열사 편입을 통해 일자리의 질 향상을 적극적으로 도모했다고 했다.
그는 “그 결과, KT 서비스와 같은 회사는 고용이 안정됨에 따라 회사에 대한 직원의 로열티가 높아져 이직률이 감소하고 고객만족도가 향상돼 회사 경쟁력 향상의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며 “다른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성권 현대차 사장도 "필요에 따라 (일자리를) 늘릴 수도 있다”며 정부 정책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현대차는 최근 사상 최악의 판매 부진에 노조마저 파업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날 정책간담회는 정부가 일자리 대기업을 격려하고, 업계의 건의사항을 수렴해 대기업의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을 당부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부위원장 등 정부 관계자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기아자동차, LG디스플레이, 이마트, 롯데쇼핑, 삼성디스플레이, KT, SK하이닉스 등 일자리 상위 10대 대기업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