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미·이정수 기자 =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허가된 코오롱생명과학 관절염약 ‘인보사’(사진)가 고가 신약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성공하기 위해선 ‘연골 재생’에 대한 데이터 확보가 필요하다.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위한 비용효과성뿐 아니라 의료진 기대도 이와 연관돼있기 때문이다.
인보사는 3개월 이상 약물·물리치료를 받았음에도 통증 증상이 지속되는 중등도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무릎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을 위한 치료제로 최종 허가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연골 재생 효과에도 긍정적인 입장이지만, 허가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코오롱생명과학은 임상에 참여한 환자 중 연골 재생 등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가 확인돼 효과로 볼 수 있다고 반박한다.
의료진은 이를 효과로 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본다. 인보사 국내 임상에서 연골 재생 효과는 부차적인 2차 평가변수로 설정됐다. 일반적으로 약의 적응증(효능·효과)는 1차 평가변수로 설정된다.
2차 평가변수는 시험 방식과 관계없이 임상시험을 활용, 추가적인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요소다. 2차 평가변수 결과를 진료에 참고할지에 대해서는 학계에서도 입장이 엇갈린다. 때문에 새로운 연구가 필요하다는 게 의료계 입장이다.
한 대학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인보사는 기존 약과는 다른 유전자 치료제로, 연골 재생으로 활용돼야 신약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현재까지 의료진에게 공개된 데이터로는 연골 재생 효과 유무를 결론 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오롱생명과학이 추진 중인 미국 3상 임상시험 역시 연골재생 효과는 2차 평가변수로 설정돼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해당 임상시험이 1020명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연구인 데다, 장기간 환자를 추적관찰하기 때문에 연골재생 효과를 분명하게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교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제시하는 허가 기준은 상당히 높다. 1차 평가변수로 설정된 연구를 통해 효과가 확실히 입증돼야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연골 재생 효과가 어떻게, 얼마나 유지되는지, 어떤 환자에게 효과적인지 등이 입증되기 위해선 1차 평가변수로 놓고 임상 진행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