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넥스를 거친 코스닥 종목 14곳 가운데 이전상장 후 주가가 하락한 곳은 약 71%에 해당하는 10개사로 집계됐다. 코넥스는 2013년 7월 스타트업 요람으로 개설돼 1년여 만인 2014년 7월 첫 이전상장 종목을 내놓았다.
2016년 7월 옮긴 신약개발업체 바이오리더스 주가는 이날 5860원으로 공모가(1만5000원) 대비 약 61% 떨어졌다. 바이오리더스 주가는 이전상장 전인 2016년 1월 말부터 같은해 6월 말까지 코넥스에서 200% 가까이 치솟기도 했다. 코넥스 졸업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돼 주가가 먼저 뛴 것이다.
결국 기관투자자는 이를 차익실현 기회로 삼았다. 이전상장 당일 공모주 청약에서 배정받은 89만4000주 가운데 약 90%를 순매도했다. 이후에도 한미약품 사태가 겹쳤다.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바이오리더스 주가는 날마다 곤두박질쳤다.
공모가보다 주가가 높은 곳은 예스티를 비롯해 4곳뿐이다. 반도체 장비·부품 전문기업인 예스티는 이날 공모가 대비 약 237% 뛴 4만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알엔투테크놀로지는 60% 오른 9290원에, 이엘피도 46% 상승한 2만9250원을 기록하고 있다. 현성바이탈도 35% 올랐다.
코넥스를 졸업하면서 공모가가 기업가치보다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이 많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전상장 종목 가운데 70% 이상이 약세라면 공모가에 거품이 있었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증시 랠리가 대형주 위주로 펼쳐진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중소형주가 올해 들어 맥을 못 췄다"며 "이전상장 같은 일회적인 이벤트에 기대기보다는 구체적인 기업분석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