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천재’ 벗고 다시 ‘승부사’로 돌아온 강경남

2017-07-17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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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남 [사진=KPGA 제공]

전성민 기자 =강경남(34)이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통산 10번째 우승을 달성하기까지 4년 2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가족의 힘과 개인의 피나는 노력으로 ‘게으른 천재’라는 수식어를 극복해낸 강경남이 승부사로 돌아왔다.

강경남은 지난 16일 경남 사천 서경타니 컨트리클럽 청룡·현무코스(파71·6672야드)에서 열린 KPGA 카이도시리즈 진주저축은행 카이도 남자오픈(총상금 3억원)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18언더파 266타를 기록한 강경남은 15언더파 269타를 마크한 황재민을 3타차로 제치고 우승 상금 6000만원을 거머쥐었다. 2004년 코리안 투어에 데뷔한 강경남은 2013년 5월 해피니스 광주은행오픈 이후 4년 2개월 만에 우승을 거뒀다.

이번 우승엔 여러모로 남다른 의미가 있다. 강경남은 최상호(43승) 박남신(20승) 한장상(19승) 최경주(16승) 최광수(15승) 강욱순(12승) 최윤수(11승)에 이어 KPGA 투어에서 8번째로 10승을 거둔 선수가 됐다. 10승에 대한 주위의 기대감이 부담이 됐지만 이를 이겨냈다.

2013 시즌을 마친 후 군복무를 한 강경남은 2016년 일본투어와 한국투어를 병행했지만 공백을 이겨내지 못했다. KPGA 투어에서 상금순위 17위, 일본투어에서 상금순위 57위에 그쳤다. 힘들 때 가장 큰 힘이 된 것은 가족이었다. 강경남은 “군대 2년의 공백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을 알았다.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최근에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대회를 치르면서 ‘내가 부족하구나’하고 느꼈다. 그럴 때마다 아내가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또 8개월 된 딸(강유주)이 태어나면서 주변에서 성격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가장이 된 강경남은 확 달라졌다. 그는 “예전에는 누가 아무리 뭐라 해도 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이었다. 자유분방했고 남 신경 안 쓰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했다. ‘골프만 잘 치면 되지’라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니 내가 잘못을 하면 내가 아닌 가족에게 화살이 돌아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가 생기니 더욱 그런 생각이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게으른 천재’라는 별명은 강경남에게 지우고 싶은 꼬리표였다. 연습은 유일한 돌파구였다. 강경남은 “사실 예전에는 손의 감각으로 골프한 게 사실이다”며 “그러나 지금은 그 누구보다 더 열심히 연습을 한다. 퍼트가 잘 안 될 때면, 하루에 4~5시간씩 퍼트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그가 꼽은 최고의 별명은 승부사다. 과거 그는 우승으로 가는 결정적인 순간에 멋진 퍼팅을 성공시켰다. 심장이 컸다. 강경남은 “예전보다 비거리가 더 늘었기 때문에 더 극적인 승부를 보여드릴 것”이라며 멋진 승부를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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