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7530원...영세업자 "다 죽는다""실제 생계비 반영 못해 제각각 불만

2017-07-1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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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 인상 후폭풍…역대 두번째 인상률

[김효곤 기자]

원승일·채명석·송창범 기자 =내년 최저임금이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돼, 이에 따른 파급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영계는 올해 최저임금 6470원보다 1000원 이상 오르게 돼 중소기업·영세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 경영악화 등이 불가피해졌다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1만원 인상에 실패, 실제 생계비 수준을 반영하지 못하게 됐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내년(2019년 최저임금) 협상 때 앞당겨 달성한다는 입장이어서, 최저임금 인상 수준을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자정을 넘긴 16일 새벽 “금일 의결된 최저임금 수준은 어느 한쪽의 치우진 결정이 아니라, 노사의 고통분담을 통한 상생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반면 최저임금 논의에 참여한 노동계와 사용자 위원은 결정된 인상률 수준을 두고 제각각 불만을 토로했다.

내년 최저임금 시간당 7530원은 올해 대비 16.4% 오른 수준이다. 2007년(12.3%) 이후 11년 만에 두 자릿수 인상률이고, 인상폭으로 봐도 2001년(16.8%)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높다.

문재인 정부가 공약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하려면 연평균 15.7% 인상률이 필요한데 올해 첫발을 내디딘 셈이다.

하지만 급격한 인상률은 영세기업,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저임금 적용대상 근로자 비율이 2016년 기준 17.4%로 일본(7.4%), 네덜란드(6.2%), 영국(5.3%) 등 선진국과 비교해도 높은 편에 속한다.

내년 최저임금 시간당 7530원을 주 40시간 기준 유급주휴를 포함한 월 209시간으로 환산하면 157만3770원, 근로자가 10명이면 매달 1500만원이 넘는 비용이 소요된다.

국내 자영업자 절반 이상의 연평균 매출이 45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영 지속 여부가 불투명해지는 것이다.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이들이 생존권에 위협을 받게 됐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낸 것도 이 때문이다.

경총은 "이번 인상으로 최저임금 근로자의 84.5%가 근무하는 중소·영세기업은 막대한 추가 인건비 부담을 감수하게 됐고, 일자리에도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생존권을 보장해 달라는 소상공인과 영세·중소기업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한 채 역대 최고 인상액을 기록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새정부의 공약을 감안해도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지불능력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은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노동계는 현실적인 4인 가구 생계비 수준을 고려할 때 이번 인상 수준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이번 결정안은 2∼3인의 가족이 최소한의 품위를 지키며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최저임금제도의 본질적 취지를 실현하려면 가구 생계비를 기준으로 임금이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저임금위가 올해도 법정 심의기한(6월 29일)을 넘긴 데다 마감 시한에 쫓겨 최저임금 수준, 적용 범위 등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저임금위는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 심의요청을 한 지난 3월 말부터 석달간 제대로 된 회의조차 열지 못했다.

노동계위원 불참이 주된 이유였지만, 회의가 지연되며 공석이던 위원장도 지난달 15일 선출했다. 결국 한 달만에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된 셈이다.

노동계, 사용자위원 의견 검토에 앞서 현장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사용자 위원이 요구한 업종별 차등 적용 등은 논의 대상에서 빠졌다.

사용자 위원은 PC방, 편의점, 슈퍼마켓, 주유소, 이미용업, 음식점, 택시, 경비 등 어려움을 겪는 8개 업종에 한해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한편 이날 결정된 최저임금은 향후 20일간 노동계와 경영계 이의제기 등을 받은 뒤 고용부장관이 8월 5일까지 고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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