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주요 증권사는 이런 전망을 내놓는 이유로 신흥국에 몰리고 있는 유동성을 들었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이 점진적인 금리 인상, 자산 축소를 언급하면서 달러 대비 신흥국 통화가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위험자산 선호심리도 커졌다.
◆반년 만에 10조 쏟아부은 외국인
미국이 완만한 통화긴축을 확인시켜준 덕에 우리 증시로 들어오는 외국인 자금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환율 흐름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8.8원 내린 1136.3원을 기록했다. 달러 약세는 외국인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
정동휴 신영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세는 연말로 갈수록 강화될 것"이라며 "기관 수급도 증시 조정 시 되살아나 하방경직성을 키워줄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정보기술(IT)주가 잇달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내놓은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14조원으로 역대 최대다. 더욱이 3분기 영업이익은 이보다도 많은 1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점쳐진다.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다. 2분기와 3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3조원, 3조5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우상향 곡선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변준호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까지 IT 업황과 수출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며 "출구전략을 찾는 유럽중앙은행(ECB)도 달러 강세를 제한하면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연말 실적 둔화 가능성은 변수
코스피는 올해 들어 이렇다 할 큰 조정 없이 랠리를 이어왔다. 하지만 4분기에는 상승 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없지 않다. 과도했던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는 얘기다. 코스피 이익 예상치도 하향 조정될 수 있다.
변준호 연구원은 "4분기에는 수출 둔화 가능성이 있고, 내년 기업 실적에 대한 의구심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별다른 조정 없이 상승한 지수 자체도 기술적인 부담이 크다"고 덧붙였다.
우리 수출은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특정산업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중국 IT 제품 재고가 최근 전고점에 육박했다. 컴퓨터와 노트북, 스마트폰 판매량도 줄어드는 추세다. 여기에 미 반도체 수입 역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변 연구원은 "3분기까지는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로 서머랠리에 동참해도 좋을 것"이라며 "반면 4분기 들어서면 배당주 쪽으로 갈아타는 전략이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