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영 기자 = 청와대는 11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4박 6일간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뒷얘기를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에 참여한 국가 정상들 중 임마누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 가장 인기 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의 G20 정상회담 수행원단을 인용해 “이번 회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상은 문 대통령과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었다”이라며 “정치 혁명을 이룬 두 지도자에 대해 각국 정상들의 관심이 많았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인기는 정상회담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양자 정상회담 8개, 국제기구 수장 2곳 등 총 10개의 정상급 회담을 했고, 시간 때문에 하지 못한 회담도 8곳이다.
특히 G20 정상회담 의장국인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남다른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메르켈 총리는 문 대통령 취임 직후 통화에서 ‘빨리 만나자’며 자신의 일정표를 들고 날짜를 정하자고 강력하게 요구했다”면서 “이번 G20 회담에서 메르켈 총리에게 양자 회담 요청이 빗발쳤지만, 문 대통령과 회담을 우선순위에 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메르켈 총리와 회담 이후 담장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교민들을 만나겠다고 할 때, 메르켈 총리도 문 대통령을 따라 100M 떨어진 담장까지 걸어갔다”며 “독일 총리실 관계자들은 ‘정말 유례없는 일’이라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반면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회담은 팽팽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색된 상황에서 시 주석의 발언이 계속됐고, 15분이 지나서야 겨우 문 대통령께서 말할 차례가 왔다”며 “이때 문 대통령이 통일신라와 당나라, 고려와 송나라, 세종대왕 초기의 조선과 명나라 이야기를 하면서 긴장감이 풀렸다”고 말했다.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치열한 대화가 있었는데 문 대통령이 설득해 분위기가 바뀌는 게 느껴졌다”며 “회담이 끝날 때, 이러면 경제적으로 괜찮아지겠구나 하는 생각에 박수를 크게 쳤다. 양국 정상 간 신뢰와 우의가 생겨난 것이 최고의 자산으로 평가받을만 하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G20 정상회담은 기본적으로 경제 플랫폼이기 때문에 다룰 문제가 아니다”라면서도 “문 대통령은 이 문제를 회담에서 계속 이슈로 올려서 결국 메르켈 총리의 발언을 이끌어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말했다.
이어 “정의용 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장관 등이 물밑에서 긴밀하게 움직여 의도적으로 이슈화했다”며 “문서화된 의장 성명은 사실상 힘들었지만 메르켈 총리에게 이를 강하게 각인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번 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만나 김치 담그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양국 간 교류와 우의를 쌓았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