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모술 해방 임박.."IS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아"

2017-07-1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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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이라크 바스라에서 이라크 경찰과 주민들이 모여 모술 탈환전의 공식 승리 발표를 기다리면서 이라크 국기를 들고 축하하고 있다. 미국 주도 연합군의 지원을 받아 이라크는 작년 10월부터 IS 심장부 모술 탈환전을 본격 개시했다. [사진=AP연합]


윤세미 기자 = 이라크 2대 도시 모술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로부터의 해방이 임박했다. IS가 모술을 점령하고 칼리파 건국을 선언한지 3년, 본격적인 모술 탈환전이 시작된지 9개월 만이다.

이라크 하이데르 알아바디 총리는 공식적으로 전투 승리를 선언하기 위해서 9일(이하 현지시간) 모술에 도착했다고 가디언과 AFP, CNN 등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알아바디 총리는 이제 IS 조직원들이 모술의 한 귀퉁이에 몰려있다면서 “이라크 국민에 위대한 승리를 선언하기는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현재 IS 잔당들이 50~100채 정도의 주택에 숨어 마지막까지 발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총리는 총성이 완전히 멈춘 뒤 공식적으로 승리를 선언한다는 입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라크 사미 알아디 대테러 사령관을 인용하여 모술의 공식 해방과 승리 선언이 현지시간 9일 밤이나 10일에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알아바디 총리가 모술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이라크 군인들은 이라크 국기와 승리를 적은 팻말을 흔들면서 자축하고 있다고 AFP통신은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그래픽=연합]


바그다드에 이은 이라크 제 2의 도시 모술은 2014년 6월 IS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모술은 시리아와 터키까지 이어지는 주요 도로가 교차하고 티그리스 강을 끼고 있는 교통의 요충지로 해외에서 전투원을 모집하기에 좋다. 또한 주변에 원유 매장지가 있어 불법적 자금 조달에도 유리해 IS의 경제 수도로 통했다. IS는 든든한 자금줄과 중동의 분파 갈등을 이용하여 모술을 구심점으로 삼아 한때 이라크 영토의 1/3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국제사회의 IS 격퇴 노력이 본격화되고 IS의 기세가 다소 꺾이면서 작년 10월 이라크군은 미국 주도 연합군의 지원 하에 모술의 정식 탈환전을 개시했다. 지난 2월에는 모술 동부 탈환에 성공했다. 그러나 IS 조직원들은 서부에서 수개월 동안 격렬하게 저항했다. 그리고 이제 탈환전 개시 9개월만에 모술의 완전한 해방이 코앞에 다가왔다. IS로선 모술을 잃게 되면서 정신적·물적 직격탄을 받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 동안 수십만 명의 모술 주민들은 살아갈 터전을 잃고 난민 신세로 전락했다. 수많은 주민들은 IS의 폭정에 시달려야 했다. IS는 사람들을 공개적으로 참수하고 동성애자를 산채로 건물 꼭대기에 매달아 죽이는 등의 공포 정치를 일삼았다. 이슬람 전통복장을 착용하지 않은 여성을 마구잡이로 잡아 가두었고 수많은 여성을 성노예로 삼았다. 2014년 6월 250만에 달하던 모술 인구는 작년 10월 모술 탈환전이 시작됐을 당시에는 절반 수준까지 줄었다. 현재는 인구가 1/3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또한 모술 탈환을 IS의 멸망으로 단정하기엔 이르다. 뉴욕타임즈에(NYT)는 "IS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IS가 반군 조직으로 남아서 강력한 힘을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NYT에 따르면 IS는 이라크 북서부와 중부 여러 도시를 장악하고 있으며 시리아에서는 락까에서 패퇴할 위기에 놓여 있지만 다른 도시에서 자금 조달, 대원 모집, 선전 등의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

중동 밖에서는 IS 추종 세력들은 유럽과 동남아 등지에서 활동하면서 과격 사상을 전파하고 테러를 저지른다. 필리핀을 비롯해 중동에서 벗어나 새로운 거점을 모색하려는 시도도 포착되고 있어 IS를 완전히 뿌리 뽑는 것은 여전히 국제사회의 과제로 남는다. 

심각한 도시 파괴로 인한 재건도 문제다. 이라크 제 2의 도시였던 모술은 계속되는 전투 속에서 폐허로 변했다. 외신들이 공개한 모술 현지의 사진들은 폭파와 전투의 결과로 건물들을 모두 무너졌고 거리는 불타버린 차와 건물 잔해들도 아수라장이다. 800년이 넘은 알누리 대모스크를 비롯해 인류의 문화재들이 IS에 의해 심각하게 훼손되기도 했다. 수많은 주민들이 주민들은 전쟁의 트라우마 시달린다. IS 격퇴를 위해 함께 싸우던 쿠르드, 수니파, 시아파 연합군은 이제 서로를 향해 다시 총을 들이댈지 모르는 일이다. 모술 내에서 IS에 부역하던 이들을 처리하는 문제도 남아 있어 혼란의 수습 과정에도 관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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