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한에 노력했다", 환구시보 "현실 직시, 중미관계 '인질' 안돼"

6일 독일에서 처음으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김근정 기자 = 중국 언론이 독일에서 성사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만남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양국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 평화와 안정유지, 대화를 통한 해결, 유엔 안정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의 철저한 이행 등에 뜻을 모았고 시 주석이 중국의 입장과 이해관계를 중시해줄 것을 촉구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와 동시에 시 주석이 북핵 문제에 있어 더 큰 역할을 해달라는 문 대통령의 요청에는 선을 그은 것이 눈에 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담판'을 앞둔 상황이라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관영언론은 중국이 지금까지 충분한 노력을 했고 중국의 역할은 제한적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이틀 연속 관련 논평을 게재하며 "객관적 현실을 직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미관계를 인질로 상황을 바꾸려는 시도도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6일에는 '중국과 북한 1분기 무역통계, 객관적으로 해석하라'라는 제하의 논평을 게재하고 "미국 일각에서 올 1분기 중국과 북한의 무역액이 전년 동기대비 37.4%나 늘어난 것에 대한 불만이 나오고 있다"며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북중무역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고 줄어드는 추세"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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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구시보는 "무역제재는 북한과 모든 거래를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주민 생활과 관련된 무역 거래는 정상적으로 유지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 2015년 북·중 무역 규모가 각각 전년 대비 2.57%, 14.9%씩 감소했고 지난해도 2.5% 줄었다고 설명했다. 올 1~5월까지 무역 거래 증가율은 1분기 대비 크게 둔화된 13.7%로 올해 북중 무역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과의 무역규모는 몽골과 비슷한 50억 달러 정도로 몽골의 인구가 북한의 8분의 1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웃국 중 가장 작은 규모라고 강조했다.

다음날인 7일에는 '중·미관계는 그 어떤 사안의 인질이 될 수 없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미국 일부 여론이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유일한 의제가 북한 핵문제라는 식의 편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자제를 당부하고 양국 관계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중·미관계는 양국 사회의 막대한 이익과 연관되고 세계에 광범위한 영향을 줄 수 있어 중요하다"며 "안정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양국 공동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가 중대사안이기는 하지만 양국 관계를 좌우할 이슈로 과장하고 중·미관계를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인질'로 삼아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관점도 실제 상황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한국이 계속해서 북한에 군사적 압박을 가했는데도 북한의 핵보유 의지를 꺽지 못했고 이에 잘못된 선택에 대한 책임을 중국에게 떠넘기려는 논조라는 설명이다.

중국사회는 전반적으로 미국과 좋은 관계를 원하고 있지만 미국이 이러한 의지를 꺾고 있다고 경고했다. 환구시보는 '북핵 해결을 위한 중국의 노력이 부족하다', '중국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미국에 도전한다', '중국이 주변 소국을 무시한다'는 등 미국에서 나오는 각종 불만과 지적이 중국인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