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생 살해범 변호인,유괴 첫 인정 "사형해야"..변호 포기?

인천 초등생 살해범 측 유괴 첫 인정/사진=연합뉴스

이광효 기자=인천에서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해 죽인 혐의로 기소된 인천 초등생 살해범 사건 피의자 고교 자퇴생 A(17)양의 변호인이 유괴를 첫 인정하며 나도 사형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인천 초등생 살해범 사건 피의자 A양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 혐의로 기소됐고 4일 재판에서 유괴를 첫 인정했다.

인천지법 형사15부(허준서 부장판사) 심리로 4일 오후 진행된 재판에서 A양의 변호인은 “(지난 공판준비기일 때 부인한) 피해자를 유인한 부분은 (혐의가) 약하지만 인정한다”며 “검찰 측 주장대로 사전에 치밀한 계획에 따라 범행한 것은 아니며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죄”라며 인천 초등생 살해범 사건 재판에서 유괴 혐의를 첫 인정했다.

이어 “사체손괴·유기 당시뿐 아니라 살인 범행을 저지를 때도 심신미약 상태였다”며 “범행 후 서울에 있다가 모친의 연락을 받고 집으로 와서 경찰에 자수한 점도 양형에 참작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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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날 A양의 변호인은 재판 변론을 포기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 변호인은 “성인과 달리 피고인의 경우 만 18세 미만이어서 가장 무거운 형은 징역 20년”이라며 “심신미약이 인정될 것 같지도 않고 징역 20년을 받을 것 같다. 저도 사형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든다. 변호인이 해줄 게 없다”고 말했다.

이에 A양은 의자 위에 올려진 변호인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올리며 제지했고 재판장도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말라”고 수차례 질책했다.

이날 재판에선 A양이 지난 해 의사의 심리상담을 받을 때 말한 내용도 공개됐다.

A양은 의사에게 “고양이 목을 졸라매야겠다. 도덕 선생님과 토론을 한 적이 있는데 선생님이 '네가 무섭다. 보통 학생들은 가질 수 없는 생각을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명이 '삑'하고 가끔 들린다”고 말했다.

A양이 경찰과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오늘은 'A(온순한 성향)'입니다. 지금부터는 A에서 'J(공격적 성향)'로 변합니다”라며 자신이 다중인격임을 강조한 것도 알려졌다.

하지만 검찰은 “다중인격이면 A와 J가 서로 한 일을 몰라야 한다”며 “A양은 다중인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A양의 심리를 분석한 대검 수사자문위원(심리학과 교수)은 “A양은 현실검증능력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고 고도로 치밀하다”며 “다중인격 주장은 필요에 따라 A양이 꾸몄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결과 보고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A양은 올 3월 29일 낮 12시 47분쯤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우연히 만난 2학년 초등생 B(8)양을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목 졸라 죽이고 흉기로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인천 초등생 살해범 사건 다음 재판은 이달 12일 오후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이 날 증인 신문 후 검찰은 구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