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퀴아오는 2일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의 선코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로복싱 WBO 웰터급(66.68kg 이하) 타이틀 매치에서 도전자 제프 혼(29·호주)과 12라운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심판전원일치(117-111 115-113 115-113) 판정패했다.
이로써 8체급 챔피언에 올랐던 파퀴아오는 통산 전적은 59승2무7패(38KO)를 마크했다. 이변의 주인공인 혼은 생애 첫 세계 챔피언에 등극하며 통산 전적 18전 17승1무(11KO)를 기록했다.
살아 있는 전설과 신예의 대결은 경기 초반부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홈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은 혼은 황소 같은 저돌적인 움직임으로 파퀴아오를 몰아붙였다. 노련한 파퀴아오지만 상대의 예상치 못한 공격에 경기 초반 주도권을 내줬다.
9라운드는 파퀴아오의 것이었다. 라운드 내내 공격적인 복싱을 한 파퀴아오는 주무기인 왼손 펀치를 잇달아 혼의 얼굴에 적중시켰다. 뒤로 물러나기에 바빴던 혼은 다리가 풀렸지만 다운은 당하지 않았다. 위기를 넘긴 혼은 10라운드부터 경기 흐름을 되찾았고, 두 선수는 얼굴에서 피가 흐르는 상황에서 물러서지 않는 투지를 보여줬다. 두 선수는 12라운드 종이 울렸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더 할 수 있다는 동작을 취했다. 파퀴아오와 혼 모두 서로의 승리를 자신했다. 명승부를 지켜본 심판들은 근소한 차이로 ‘새로운 챔피언’의 손을 들어줬다.
경기 후 파퀴아오는 방송 인터뷰를 통해 “버팅도 경기의 일부 중 하나다. 이를 받아 들이겠다”며 “재대결이 성사된다면 당연히 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