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대선 제보 조작 사건으로 국민의당이 존폐 위기에 놓였다. 창당 이래 최저 지지율을 기록한 데다, 당의 텃밭인 호남에서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심을 회복할 돌파구를 찾아야 할 때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 진상조사단이 오늘 오후 안철수 전 대표를 만나 대면조사를 하기로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 측 김경록 전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별도의 입장표명 계획이 없음을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는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당의 적극적인 협조로 검찰 수사가 조속하고 철저하게 이뤄지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박 전 대표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 왜 검증을 부실하게 했는지, 당시 상황에서 불가피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책임 유무를 결정할 것"이라며 당시 지도부 등에 대한 조치도 검토할 의사를 내비쳤다.
이번 사건은 박 비대위원장의 대국민 사과로 공론화가 시작됐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일부 의원들의 특검 주장, 안 전 대표의 침묵 등으로 사과의 효과가 반감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꾸준히 추락하고 있는 지지율에서 이 같은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29일 전국 성인 1005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국민의당은 5%로 창당 이래 최저 지지율을 기록했다. 비교섭단체인 정의당(7%)보다도 낮은 수치다. 특히 호남(광주·전라)에서 국민의당 지지율은 6%에 그쳤다.
호남은 국민의당의 존립기반이다. 그러나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게 텃밭을 내준 이후 입지는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다.
갤럽의 월별 정당지지도를 보면 대선 직전인 4월 한 달간, 호남지역에서 국민의당 평균 지지율은 31%에 달했다. 그러나 5월 들어 지지율은 15%로 반토막이 났고, 6월에는 그마저 더 떨어져 10%에 머물렀다. 반면 6월 평균 민주당의 호남 지지율은 68%에 육박했다.
이대로 가면 내년 지방선거 패배는 불보듯 뻔하다. 민주당과의 연대, 통합설이 흘러나오는 것도 상황의 어려움을 반영한 결과다. 그러나 현재로선 정계개편 가능성은 어디까지나 '시나리오'에 불과하다.
한편 대선 패배 이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국민의당은 8월말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파문이 확산되면서 일각에서는 전대 연기론도 나온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8월 27일에 전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지역위원장 등과 대화해 언제가 적절한 시점인지 의견을 들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