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칼날이 프랜차이즈 시장을 향하면서 업계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 논란은 그간 고질병으로 지적돼 왔지만 정부의 솜방망이 처벌로 그친 경우가 많았다. 다만 이번에는 심상치 않다는 분위기다. 그 어느 때보다 갑질 개혁에 정부가 적극성을 띠고 있어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 부임 이후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의 대표만 3명이 사퇴했다. 제품의 가격인상과 일부 오너의 추태가 드러나자 여론 악화는 물론 검찰의 수사까지 곧바로 이어졌다. 익숙지 않은 맹공에 프랜차이즈 대표들이 결국 백기를 든 셈이다.
공정위의 철퇴를 지켜본 업계 경쟁사들은 가격인상 계획을 철회하거나 오히려 한정적 기한을 두고 할인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미스터피자의 경우도 공정위의 조사가 결국 오너를 끌어내렸다. 미스터피자는 앞서 피자의 필수재료인 치즈의 납품과정에서 친인척이 운영하는 중간 회사를 끼워 부당이익을 취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위 국정감사에서는 미스터피자 점주협의회 대표가 참고인으로 등장해 이 같은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당시 공정위는 이 문제의 판단을 미뤘지만 올봄 탈퇴한 가맹점주가 본사의 보복 출점으로 자살하는 상황에 이르자 검찰까지 사건 수사에 나섰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진 뒤에야 결국 정우현 회장은 사퇴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냈다.
분식으로 유명한 죠스푸드 역시 최근 리모델링 비용을 가맹점에 떠넘기다 공정위로부터 철퇴를 맞았다. 호식이 두마리치킨의 최호식 회장은 단 한번의 오너리스크로 메가톤급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직장 내 20대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논란이 퍼지자 사업 자체가 마비될 정도의 불매운동에 시달렸고, 결국 최 회장은 사퇴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구설수를 일으킨 각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잇따라 상생협의회를 조직하면서 분위기 전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최근 관련업계에서 대표가 사퇴하고 강한 제재를 받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며 “업계 대부분이 그렇지만 일단은 조용히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