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잡힌 경제정책] 늦어지는 추경에 정책지연 현실화

2017-06-2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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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안 발표 후 한 달째 난항…정책 퍼즐 맞추기 어려워

내달 임시국회도 통과 불투명…회복 불씨 꺼질라 노심초사

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문재인 정부가 추가경정(추경)예산안에 발목이 잡히며, 하반기 경제정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회는 여야간 잠정합의로 정상화가 이뤄질 전망이지만, 유독 추경만큼은 변수로 남은 탓에 모든 경제정책이 어그러진 모습이다.

당장 다음 주부터 하반기가 시작되지만,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 상태라면 임시국회가 끝나는 다음달 중순까지 경제정책 방향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소비심리 회복과 금융시장 호황 등 각종 경제지표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추경안 지연으로 인해 한국경제가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이를 의식해 7월 임시국회에서 무조건 추경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8월 임시국회까지 추경이 넘어가면 효과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수출이 늘고 고용지표가 조금씩 나아지는 등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다”며 “추경은 타이밍을 놓치면 효과가 없다. 7월 중 추경안이 통과돼야 새 정부의 경제정책이 힘을 받는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추경이 빨리 집행되면 2%대 저성장에서 탈출해 3%대 경제성장을 열 수 있다는 것이 경제팀의 전망"이라며 "지금이 우리 경제를 회복시킬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경제정책 부재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정부는 연일 국회를 찾아 야당 설득에 나서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6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의 관계자들을 차례로 만나 추경 통과를 요청했다.

그러나 야당의 분위기는 미온적이다. 경제부총리가 ‘읍소’에 가까운 설득 작업에 나섰지만, 특히 자유한국당은 추경불가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으로 파행을 겪은 국회가 여야간 '국회 정상화' 잠정 합의에 따라 해빙무드로 전환하고 있지만, 정부에 절박한 추경만 빠진 상황이다.

덩달아 유류세‧주세 인상 등 세법개정안도 불안해졌다. 여론의 반발을 의식한 듯 주요 증세항목이 모조리 빠졌다. 모든 사안을 추경통과 이후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부가 우려하는 부분은 추경지연으로 각종 경제정책 집행에 차질을 빚는 것이다. 이달 말로 예정됐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도 잠정 연기됐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핵심인 일자리 정책이 추경과 연관성이 커 전체 일정이 밀린 셈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정치권이 납득할만한 명분으로, 추경통과를 설득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신민영 LG경제연구소 경제연구부문장은 “구체적인 지출항목 확충과 개선도 중요하지만,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불가피성을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소득주도 성장이 일시적인 소비와 투자증가, 고용증가뿐 아니라 투자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져 지속할 수 있는 성장모형이 될 수 있음을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추경과 연관된 일자리를 제외하고, 민생안정 방안이나 4차 산업로드맵 등을 우선 발표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온다. 추경 지연이 다른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간경제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추경에 매몰돼 다른 사안을 뒷전으로 미룬다는 인식을 지워야 한다”며 “경제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추경만 고집할 수 없다. 일자리를 제외한 현안을 우선 발표하고, 추경 통과에 집중하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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