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종원칼럼] 경제가 답답하지요?

2017-06-27 20:00
  • 글자크기 설정

[사진=남종원]


새 정부를 맞이하여 우리는 기대와 걱정이 한데 엉켜 있는 삶을 사는 느낌이 든다. 지난 10년을 집권했던 보수 세력은 아직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진보라는 세력은 정권이 자기 편이라 착각하며 자기 지분을 요구하고, 적폐 청산이라는 미명 아래 무조건 과거를 악습과 불법의 표상이라 하며 뭔지 모를 듯한 개혁을 외치고 있다. 두 정권 사이에 있어야 할 인수인계는 보이지 않고 연결고리도 없어 보인다. 아무도 경제 문제에 대한 관심은 없는 양 보인다. 그러는 과정에 미국은 이자율을 올려 버렸고, 우리 경제정책 입안자들은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내세우며 아직도 이자율 방향조차 제대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처럼 언제 얼마 정도를 올려야 할 것 같다, 아니면 약 몇 개월 동안은 지금 이자율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든가 라는 식의 소신 있는 발언을 하지 못한다. 왜? 잘못하면 그것이 화근이 되어 잘리니까? 이런 걱정 저런 걱정 등 걱정만 하고 어떤 정책도 내놓지 못하는 아둔함에 한숨만 깊어간다.

해외 자금이 밀물처럼 빠져 나가지 않을까? 이자율을 올리면 가계부채 문제로 부동산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돼 경제를 훼손하지 않을까? 미국이 우리를 환율 조작국으로 몰지 않을까 두려워 환율 개입에 소극적인 것은 아닐까? 그러는 사이 부동산 가격은 숨가쁘게 뛰었다. 결국 가난한 서민만 죽어라 할 판이다. 왜? 돈 있으면 아파트나 집을 추가로 사두었을 터이니까. 은행에 맡겨봐야 이자가 형편없는 것을 어찌 참으랴. 돈이 돈을 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기술과 능력으로 돈을 벌 수 있으니 투자를 권유해 보았자 소용없다. 원칙과 법은 잘 지켜지지 않고 사업이나 장사에서 규범은 없어진 지 오래인 것 같다.
큰 그림을 그려놓고 정책을 실행하다 보면 작은 희생은 치러야 한다. 이것도 살리고 저것도 살리고 모두 다 실리는 정책이란 있을 수 없다. 필자는 우선 경제정책 입안자들을 믿고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론의 시시콜콜한 비판 하나에 목이 날아가는 경제 운영을 해선 안 된다. 국가라는 큰 그림을 살리기 위해 잘못된 과거의 정책에서 나오는 부분적인 희생은 필요하다. 그래야 앞으로 그런 잘못된 정책을 다시는 하지 못한다. 반복된 잘못을 용인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모든 작은 것을 살리려 하지 말고 큰 국가 경제를 살려야 한다. 실행한 정책의 결과가 나오거나 정말 잘못하기도 전에 경제 정책 담당자를 잘라서는 안 된다. 선택할 때 신중히 하여 제대로 뽑은 다음에 그 담당자를 믿는다는 신뢰를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는 경제 이슈를 쉽게 말하고 결론 내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국가경제를 보지 않고 반론을 제시하는 이익집단의 소리를 언론이 집중 부각하기 때문이다. 이익집단은 자신들의 이익만을 대변한다. 그들에게 국가 경제를 위한 일이라는 논리는 먹혀들지 않는다. 그래서 그들은 언론에 제보하고 언론의 힘을 빌려 자기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려 한다. 힘이 센 집단인 경우는 단체 행동으로 들어간다. 예를 들면 단체 파업이나 연대 파업의 경우가 될 것이다. 어느 노조 집단은 자신들에게 영업이익의 일부를 우선적으로 할당하여 주식 배당하듯 하라는 주장한다. 이는 주주에게 주주권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투자가들은 그런 주식에 왜 투자하겠는가? 어떤 집단은 자신들의 투표 영향력을 충분히 활용하기도 한다. 다음 선거에서 두고 보자는 얘기일 것이다. 소신 있게 실천한 경제 정책이라면 정치권이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결과도 나오지 않은 일에 대한 즉석 여론결과를 마치 결론이 난 것처럼 신봉하여 그때그때 수정하거나 변경한다면 이익집단들은 자신의 영향력에 대해 과신한다. 어느 선진 국가가 순간적인 여론 결과로 경제 정책을 죄지우지하는 것을 보았나? 그랬다면 분명히 그 나라는 해당 분야의 후진성을 가진 국가임이 분명하다.

우리는 주식시장이 요동칠 때마다 불쌍한 개미 투자군단이 여지없이 따라붙는 것을 본다. 하지만 아직까지 개미가 돈 많이 벌었다는 기사를 본 적은 별로 없다. 아니 거의 없다. 왜 그럴까? 주식을 투자로 생각하여 경영진을 감시하고, 자신이 주주로서 권리를 확보하려는 투자가로서 주식을 산 것이 아니라 로또 사듯이 돈 벌려는 수단으로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회사의 경영이나 전략 방향은 안중에 없고 오늘도 내일도 무슨 이유든 주가만 올라라 요행을 바라고 주식에 투자한 것은 아닐까? 회장이 부정을 하든, 경영진이 무능하든, 직원이 자금을 횡령하든, 영업이익이 확 줄어들어도 상관하지 않고 '오늘 주가는 어떻게 되었어'라는 식의 투자는 투자가 아니라 투기에 가깝다고 여겨지는 이유이다. 회사의 설립 목적은 주주 이익의 최대화(To maximize shareholders' interest)이다. 소수 대주주 이익의 극대화가 절대 아니다. 국가경제도 마찬가지이다. 국민이 우리나라의 주주인 것이다. 국민의 행복과 안정 및 국민소득의 최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그 속에 있는 정치세력이나 이익집단 이익의 최대화가 아닌, 국민을 위한 국가적 경제 정책이 실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국민의 복지와 안녕을 침해하는 정치권과 이익 집단은 과감히 도태시켜 사라지게 해야 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