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령 맞은 이재용 재판... 최순실·박근혜 등 핵심 증인 첫 대면

2017-06-27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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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이 지난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 관련 24차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유진희·김지윤 기자 =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이 향후 2주간 최대 고비를 맞을 것으로 관측된다.

국정 농단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최순실씨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 재판의 증인으로 나오면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공세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검은 그간 재판에서 핵심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국정농단 사태의 주범으로 꼽히는 최 씨가 이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다. 다음달 3일에는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이 부회장이 증인으로 소환된다. 이어 5일에는 이 부회장 재판에 박 전 대통령이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대가로 박 전 대통령과 공범관계에 있는 최 씨측에 433억원대 뇌물을 건네거나 약속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 씨의 딸 정유라의 승마지원과 동계스포츠영재센터, 미르·K 스포츠재단 등에 대한 지원을 해주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등에 박 전 대통령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앞서 최 씨는 지난 3월 자신의 직권남용(공범) 등에 대한 혐의 재판에서는 삼성 뇌물과 관련한 증언을 거부했지만, 이번에는 증언을 거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 최 씨가 삼성측 지원을 받은 단체나 재단에 자신이 관여하지 않았고, 경영권 승계를 위한 뇌물의 대가성 등에 대해 전혀 모른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할지, 새로운 증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은 서로의 재판에 증인으로 서게 된다. 이 부회장이 증인 소환에 응하면 지난해 2월 청와대 3차 독대 이후 1년 4개월 만에 두 사람이 대면하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실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미 '비선진료'를 묵인한 혐의를 받는 이영선 전 행정관 재판에 건강과 재판 대비 등을 이유로 두 차례나 출석하지 않았다. 법조 관계자들은 이 부회장 재판에도 비슷한 이유로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 부회장 역시 소환에 응한다 하더라도 다른 삼성전자 임원들처럼 증언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은 지난 19일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법정 증언이 자신의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위증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될 수 있다며 증언을 거부한 바 있다.

26일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재판에 증인으로 나오는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 등 삼성 전직 고위 임원들 역시 증언을 거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최 씨와 박 전 대통령 등의 국정농단 핵심 인물들은 자신의 발언이 스스로를 옭아매는 상황을 만들 수 있으므로 기존의 발언을 되풀이하거나 증언을 회피할 가능성이 높다”며 “특검과 이 부회장과의 법정다툼이 이를 계기로 새로운 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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