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발언대] 세종시의원 공무국외의정연수, "시민에게 박수받는 계기되길"

2017-06-23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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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부/김기완 기자.

아주경제 김기완 기자 = 연일 30도를 웃도는 더위와 가뭄으로 농민들의 가슴은 더욱 타들어간다. 고통은 생존권 위협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세종시의회 의원들이 줄줄이 해외연수를 떠날 준비에 여념이 없다.

세종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와 산업건설위원회 두 상임위원회는 내달 초 해외로 의정연수를 를 떠난다. 행정복지위원회는 2일부터 6박7일로 대만, 홍콩. 마카오 등 3개 국가를 방문, 산업건설위원회는 1일부터 5박7일 일정으로 인도를 방문한다.

하지만 공무를 목적으로 한 연수라고 하기엔 다소 의문이 뒤따른다. 전국적으로 극심한 가뭄과 폭염 등 작금의 현실은 그야말로 날씨와의 전쟁상황이나 다름없다.

극심한 가뭄으로 농심이 초토화상태에 빠져있는 가운데 관광에 가까운 해외연수를 준비중이라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세종참여연대는 성명을 내고 시의회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면서 선진국 벤치마킹을 통해 의정활동에 반영하고자 하는 취지에는 기본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시의원들의 방문 목적지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뒤늦게 시의원들이 정례회 도중 가뭄피해 현장을 찾아 농민들을 위로하긴 했지만, 이 역시 진정성이 의문이라는 반응이다.

세종시는 올해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됐다. 행정복지위원회 시의원들이 대만, 홍콩, 마카오 등으로 의정 의정연수를 떠나는 이유는 외국의 우수 양성평등 정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여성친화도시 벤치마킹을 위해 대만의 고공박물관과 홍콩의 역사박물관,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등도 방문할 계획이 세워져 있다. 여성친화도시 벤치마킹을 박묵관에서 한다는 아이러니한 일정이다.

홍콩의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의 경우 고지대 행정지역으로 이 곳은 홍콩의 대표적인 관광지다. 사실상 보행중심의 교통도시를 지향하는 세종시 교통체계와는 대조적이다.

산업건설위원회 역시 인도를 방문한다. 인도의 자치단체와 기관 등을 방문해 경제·산업 관련 우수정책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일정은 간소했다. 힌두사원과 타지마할, 전통시장 방문 등 관광에 가까운 일정으로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 같은 관광성 연수를 제어할 수 있는 장치도 미흡했다. 구조적 문제도 해외 연수에 한 몫을 차지한 것이다. 현재 세종시 공무국외활동 심의위원으로 세종시의원 1명과 시 기획조정실장, 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 덕망있는 지역인사 3명 등 6명으로 구성돼 있다.

시의원 한 명과 고위공무원 두 명 등 과반수가 포함돼 있어 의정연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일정이라 할지라도 승인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구조다. 심의위원 중 지역인사 3명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관례를 살펴보면 덕망있는 지역인사는 행정·정치권력과 가까운 인물들이 포함되기 때문에 이 또한 구조자체가 참으로 웃지못할 권력잔치다.

공무국외활동심의회가 '수박 겉핡기'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따라서, 총체적 모순이다. 물론 외유성 일정을 계획한 실무진들의 잘못이 가장 크겠지만, 이를 지적하지 못하고 승인해준 심의위원들의 역할도 문제다.

그래서 제대로 해야 한다. 연수도 마찬가지고, 다녀온 후, 조치보고서도 마찬가지다. 시민들이 박수는 안칠 지언정, 세비가 아까운 마음이 들지 않도록 전문성 벤치마킹을 위해 이번에 떠나는 공무국외의정연수가 외유성 연수가 아닌 실질적인 접목의 연수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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