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RI펀드가 그동안 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했지만, 새 정부 출범 후 활성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기금 자산 운용시 투자 기업의 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지배구조(Governance)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규정의 명문화를 대선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국민연금공단도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연기금을 활용한 공공투자 확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의 이런 투자 방침은 다른 기관투자자에게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애초 국내 SRI펀드 운용 규모는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였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공모형 SRI펀드 운용 규모는 2007~2008년 2조원을 넘었지만, 현재 3000억원대로 감소했다. 국내주식형이 2623억원, 해외주식형은 463억원이 운용되고 있다.
김후정 연구원은 "대형주 위주로 구성된 SRI지수가 대형주의 약세로 부진한 성과를 내면서 SRI펀드에서 자금이 계속 빠져나갔다"며 "일부는 자투리펀드가 됐고, 펀드 정리로 SRI펀드 수도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설정 후 높은 수익률을 올린 SRI펀드들도 있다. 2006년 8월 설정된 '알리안츠기업가치향상'은 설정일부터 5월말까지 189.9%의 수익률을 올렸다.
'NH-아문디장기성장대표기업'(설정일 2006년 8월)과 'HDC좋은지배구조'(2007년 4월)는 출시 후 각각 149.5%와 148.8% 수익을 내고 있다.
'미래에셋3억만들기좋은기업'(2004년 1월)과 'IBK밸류코리아'(2006년 11월), '신한BNPP Tops 아름다운 SRI'(2005년 11월)도 설정 후 각각 138.4%, 131.5%, 127.1%의 수익을 거뒀다.
새 SRI펀드도 잇따라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말 하이자산운용은 '사회책임투자 펀드[주식]'을 출시했다. 하이자산운용은 올 하반기부터 국내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이 스튜어드십코드를 적극 도입할 것으로 예상해 이 펀드를 내놓았다. 지난해 말에는 라임자산운용이 국내 첫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라임데모크라시'를 출시하기도 했다.
박선호 하이자산운용 팀장은 "과거 SRI펀드가 단순히 사회 및 환경에 부정적인 기업에 투자를 제한했다면, 이번에 출시한 펀드는 재무상태가 우수하고 지배구조와 배당정책 등이 주주친화적인 기업을 엄선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런 투자원칙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수익률이다.
김후정 연구원은 "사회책임투자에서는 공공성이 크게 강조되지만, 결국 수익성을 올리는 것이 기본"이라며 "사회책임투자는 기부나 자선이 아닌 만큼 철저하게 수익성을 바탕으로 투자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