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현대제철이 모회사인 현대·기아차와 긴 줄다리기 끝에 자동차강판 인상을 타결지은 가운데 여느 때보다 의미가 크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2일 현대제철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는 없지만, 이미 시장에서 예상했던 대로 현대·기아차와 t당 6만원 인상에 합의한 것으로 안다"며 "인상분은 5월부터 소급 적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현대제철과 현대·기아차간 자동차강판 공급가 인상은 2015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현대제철은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2015년 40달러 수준에서 올해 초 90달러로 두 배 이상 상승하면서 원가부담을 느껴 왔다.
이에 비해 자동차강판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일부에서는 현대·기아차의 경영 실적 악화로 협상이 물건너간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실제 현대차는 중국의 '사드 보복'에 직격탄을 맞았다.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조2508억원, 1조45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8%, 20.5% 쪼그라들었다.
현대제철의 전체 자동차강판 판매량에서 현대·기아차는 약 60%에 이르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일부에서는 철광석 가격이 4월부터 하락반전한 점을 이유로 인상폭 또한 t당 6만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이유로 이번 합의는 현대차가 실적 악화 속에서도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불확실성을 줄이고, 자회사를 챙기는 '상호 윈윈(Win-Win)'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제철의 올해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현대차에 판매하는 자동차강판 물량이 연간 500만t이고 인상분이 5월부터 소급 적용되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8달 동안 약 2000억원의 수익을 추가로 낼 전망이다.
이에 대해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번 인상분이 과거와 비교할 때 큰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현대·기아차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타결된 것인 만큼, 단순 비교할 수 없고 여느 때보다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