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씨를 태운 대한항공 여객기 KE926편은 이날 오후 2시 40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정씨가 한국 땅을 밟은 것은 지난해 9월 28일 독일에서 덴마크로 이동해 사실상 도피 생활을 시작한 지 245일 만이다.
정씨는 이날 오후 인천공항 보안구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이가 혼자 오래 있어서 빨리 입장을 전달하고, 오해도 풀고, 무엇보다 빨리 해결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고 입국 결정 이유를 밝혔다.
또 이화여대 입학 비리·특혜에 대한 질문에는 "저는 학교에 안 갔기 때문에 입학취소에 대해서 당연히 인정한다. 저는 제 전공도 모른다"면서 "대학에 한 번도 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모인 최순실씨와의 관계에 대해선 "잘 모른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공항에서 짧은 인터뷰를 마친 정씨는 곧바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됐다. 그는 이화여대 부정 입학과 학사 비리에 관여한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조사받는다.
정씨는 앞서 덴마크 법무부의 범죄인 인도 결정이 확정됨에 따라 지난 30일 덴마크 코펜하겐 공항헤서 출발했다. 다음 날 새벽 4시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한국 검찰에 인계된 뒤 우리 국적기로 바꿔 탔다. 이후 검찰은 기내에서 정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우리 국적기를 탈 때부터 우리 영토에 있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국적기를 탄 순간부터 체포할 수 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피의자를 체포한 후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으면 석방해야 하므로, 검찰은 1일 오후 또는 2일 새벽에 정유라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예상된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검찰은 최순실씨 일가의 재산 국외 도피 의혹, 삼성 그룹의 최씨 일가 특혜 지원 의혹 등에 관해서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국정 농단 사건 수사를 검찰의 가장 중요한 현안 과제로 꼽았으며, 이번 정씨 조사를 계기로 검찰이 최순실 게이트 수사를 확대할지가 주목된다.